국민의힘 오늘 원내대표 선출…한달 뒤 '원톱' 가능성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국민의힘이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재선의 이용호 의원과 5선의 주호영 의원의 양자 대결이 치러지는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사실상 집권여당의 '원톱'으로까지 올라설 수 있는 이 자리를 두고 원내 의원들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는 국민의힘 내부에선 주호영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다수다. 당내 최다선에, 이미 원내대표 경험까지 있는 주 의원이 원내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이끌기에 적임자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권성동 원내대표 등 소위 윤핵관 그룹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내대표직 도전을 고심하던 다른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접은 이유도 일부 윤핵관들이 공공연하게 '윤심(尹心)이 주 의원에게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새 원내대표가 잠정적으로 당 대표 대행까지 맡아 '원톱'으로 올라설 경우의 수도 있다는 점도 주 의원에게 높은 점수가 매겨지는 이유다. 법원은 오는 28일 당의 비상상황을 새로 규정한 개정 당헌의 효력과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직무 집행에 대한 가처분 심리를 열 예정인데, 만일 이마저 인용된다면 비대위 체제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국민의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직 거부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결국 당 대표가 새로 선출되든, 이준석 전 대표가 복귀하든 그전까진 당헌상 원내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돼 있는 만큼, '원톱' 수준의 당내 영향력과 무게감을 가진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여러 의원이 주 의원의 합의 추대 필요성을 얘기한 것이나, 직접 출마 요청까지 드린 건 법원의 판단에 따른 직무대행 상황까지 고려한 결과"라며 "원내대표 선거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지만, 상황상 순조롭게 주 의원이 낙점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사법부 판단에 따라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던 주 의원이 다시 윤핵관을 등에 업고 원내대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불가피한 상황이라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당내 중진 의원) "국민이 보시기엔 '돌려막기'일 뿐이지 않겠나. 이번 선거가 당에 새 활력을 줄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또 다른 중진 의원)는 견해다.
 
이에 따라 대항마로 나선 이용호 의원이 어느 정도의 '깜짝' 표를 얻을지도 관심 사안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한다면, 당초 '주호영 추대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소위 윤핵관 그룹에 묵직한 견제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 초선 의원은 "만일 이 의원의 득표수가 너무 적을 경우, '어차피 주 의원으로 추대할 거면서 이 의원을 들러리로 세운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날아올 수 있다. 대세론을 뒤집긴 어렵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이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생각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 의원은 앞서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윤심이란 건 있지도 않은 허구인데도 몇몇 의원들이 이를 얘기하는 건 당의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 것"이라며 "지역적으로 호남이고 이념적으로는 중도 보수이면서 실용적인 제가 당선되는 것만으로도 국민의힘엔 엄청난 변화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지금 우리 당 상황에서 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니 이를 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 "국민의힘 모든 의원님과 함께 하나 된 당을 만들고 거대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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