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북상에 北 김정은 국가재난방지회의 첫 주재

연합뉴스

제 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 시점에 맞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재난방지사업총화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방지와 관련해서는 김덕훈 총리 주재의 회의가 열린 적은 있으나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재해방지와 관련한 북한의 정책적 우선순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나라의 전반적인 재해방지실태를 점검하고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데서 결정적 대책을 강구하기 위한 국가재해방지사업총화회의가 9월 4일과 5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기본 정치이념으로 하고 있는 우리 당과 국가에 있어서 인민의 생명안전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며, "국가의 재해방지능력을 최단기간 내에 새로운 높이에 올려 세우기 위한 구체적인 과업과 실행 방도들을 천명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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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이날 태풍 11호의 이동상황을 자세히 전했고, 신문에 게재된 회의장 사진에 '자연재해를 미리 막자'는 슬로건이 걸린 것으로 볼 때, 태풍·장마 등에 따른 농작물 피해 최소화 등 재난방지 대책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과거 북한이 재해방지 관련해서는 김덕훈 총리 주재로 국가 비상설 재해방지대책위원회를 운영했으나 이번 총화회의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다"며,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재해방지와 관련해 북한의 정책적 우선순위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에 이어 장마와 태풍피해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열악한 재난재해 방지시스템 구축을 독려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며, "인민들의 생활 안전보장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하며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체제를 결속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경제건설과 국방건설 과제뿐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대응에 이어 자연재해 대응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자력갱생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내부자원 등을 고려하면 북한 당국의 고민이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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