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지역의 한 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을 훔친 공무원이 에어컨을 처가에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속초시 팀장급 공무원 A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고성 공현진어촌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역시 팀장급 공무원으로 A씨의 부탁을 받고 속초시 공용차량으로 운반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에어컨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어촌계에서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화장실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를 벌여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독거노인에게 가져다 주려고 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이 추적한 결과 에어컨과 실외기는 A씨의 처가에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처가는 취약계층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는 A씨로부터 "물건을 운반해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만 줬을 뿐 A씨가 에어컨을 훔치려고 한 것인지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실시한 후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속초시는 A씨 등이 절도범죄에 연루되자 이들의 직위를 해제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흐트러진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올바른 공직문화를 정립하고 조기에 시정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