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째 도전 만에 계획한대로 지구궤도에 진입한 뒤 성능검증위성을 투입하는데 성공했다.
누리호는 21일 오후 3시 59분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했다. 이륙 2분 3초 뒤 고도 62킬로미터에서 1단을 분리했고, 3분 47초를 지나 고도 202킬로미터에서 위성보호덮개인 페어링을 분리했다.
4분 29초 뒤에는 고도 273킬로미터에서 2단을 분리한 뒤 14분 17초를 지나 목표고도인 700킬로미터에서 성능검증위성을 정상적으로 분리했다. 이어 1.3톤 무게의 위성모사체를 분리하면서 누리호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원장은 "모든 과정이 계획한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원하는 고도와 속도로 정확히 투입됐다"고 밝혔다.
지구 궤도에 투입된 성능검증위성은 발사 약 40분 뒤 남극에 있는 세종기지와 첫 번째 초기 교신에 성공했다.
성능검증위성은 22일 새벽 3시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교신하면서 위성 상태를 확인하고 위성자료를 전송할 예정이다.
성능검증위성에는 국내 4개 대학이 개발한 큐브위성이 탑재돼 있다. 큐브 위성은 오는 23일 처음으로 분리된 뒤 이틀 간격을 두고 차례로 분리될 예정이다.
이번 발사 성공은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킬로미터의 지구저궤도에 운반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보유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우주개발 경쟁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한 만큼 우주 발사체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무게 1톤 이상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 중국, 인도, 일본 등 6개 나라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번 발사로 우리나라는 1톤 이상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정부는 이번 성공에 이어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네 차례 더 발사하면서 한국형 발사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성공을 공식확인하는 브리핑에서 "오늘 대한민국 과학기술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며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위성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