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을 통한 후보선출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민주당 내 경쟁자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따라 선거구도는 출렁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 제주시을 김한규 전 비서관 등 4곳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고 신현영 대변인이 밝혔다.
또 대구 수성을에는 김용락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강원 원주갑에는 원창묵 전 원주시장을, 충남 보령.서천에는 나소열 지역위원장을 각각 공천했다.
제주시을은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구로 김한규 전 비서관을 비롯해 김희현, 부석종, 부승찬, 현근택, 홍명환 등 모두 6명이 출마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거론돼 왔다.
김한규 전 비서관은 1974년생으로 제주 북초등학교와 제주중, 대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1기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민주당 법률대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을 지냈고, 2020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지난해부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을 했다.
신 대변인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경쟁력과 판세 등을 조사했고, 특히 제주의 경우 도지사 선거까지 고려해 후보를 결정했다"며 "이기는 선거를 위한 전략공천"이라고 밝혔다.
제주지사 선거와 함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김한규 전 비서관을 공천했다는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인 강남병에 출마해 비록 낙선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김 전 비서관은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민들의 삶을 더좋게 만드는 일에 김한규를 써달라고 공식 요청했다"며 "믿고 써달라. 기대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선을 요구해온 후보들의 반발은 제주시을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제주시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김희현 제주도의원은 SNS에 전략공천에 전략이 있느냐고 따졌다.
앞서 김 의원은 홍명환 도의원과 함께 제주의 경우 낙하산 인사들의 무덤이라며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을 통한 후보 선출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현근택 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도 특정인을 낙점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했고,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역시 경쟁은 정의롭고 투명해야 한다며 전략공천에 거부감을 드러내 왔다.
경쟁 후보들이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제주시을 보궐선거 구도가 출령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한규 전 비서관은 제주시을 선거구에 뜻을 뒀던 선배 정치인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리며 가까운 시일 안에 정중한 조언을 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