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는 22일 국민의힘이 유정복(64) 전 인천시장을 후보로 확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63) 인천시장, 정의당 이정미(56) 전 대표, 기본소득당 김한별(28) 인천시당위원장 등 4명의 후보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남춘-유정복-이정미-김한별 4파전 확정
지난 13일 단수 공천을 받아 경선 없이 본선에 진출한 박 시장은 민주당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오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시청 앞 광장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인천 출생인 박 시장은 박문초·동산중·제물포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고 1980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해양수산부 총무과장, 국립해양조사원장,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인천 남동갑에서 승리하며 국회에 입성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재선을 달성한 뒤 2018년에는 인천시장에 당선돼 민선 7기 시장으로 시정을 이끌었다.
국민의힘 유 후보는 이날 이학재 전 국회의원·안상수 전 인천시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인천 송림초·선인중·제물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관선 김포군수, 인천 서구청장, 민선 김포시장을 거쳐 김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박근혜 정부 때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내고 2014~2018년 인천시장을 지냈다.
지난 19일 출마 선언을 한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는 "최초의 여성 인천시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인천 박문여중과 인성여고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신문방송학과 입학 2년 만에 중퇴한 후 인천 부평공단 공장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 때 정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 입성했으며, 2020년 21대 총선 땐 인천 연수을에서 출마해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인천 부평구 태생인 기본소득당 김한별 후보는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17개 시·도 중 소득수준이 최하위인 인천에 기본소득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알바연대 운영위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 등을 지낸 노동운동가다.
'뼈노 대 친박'…박남춘-유정복 리턴매치 성사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4년 전 대결했던 박 시장과 유 전 시장의 리턴메치가 성사됐다는 점이다. 앞서 2018년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박 시장이 57.66%의 득표율로 당시 재선에 도전한 유 전 시장(35.44%)을 따돌리고 승리했다.
두 사람은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 선택은 달랐다. 두 사람 다 인천에서 태어나 제물포고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생활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유 전 시장이 제물포고·행정고시 1년 선배다.
박 시장은 해양수산부 근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이후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냈다. 자신을 뼈속까지 친노인 '뼈노'라고 얘기한다.
반면 유 전 시장은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비설실장'을,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캠프 총괄직능본부장'을 각각 맡았다. 2013년 박근혜정부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에 임명됐으나 2014년 3월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당시 재선을 노리던 송영길 후보(민주당)에게 승리했다.
지역 정가는 이번 선거도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친문 대 친박' 대결 구도가 또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박근혜 탄핵 정국' 탓에 '친박' 유 전 시장이 수세에 몰렸지만 이번에는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9일 치른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소 표차로 당선이 갈린 만큼 이번 인천시장 선거도 그 어느 때보다 '초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인천에서는 전국 결과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보다 3만4천여표 앞선 결과가 나와 더더욱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시민사회 '민주-정의 선거연대 촉구'…다음 주 공식화
박남춘-유정복 후보가 2강 구도로 구축해 '초접전'이 예상되면서 정의당 이정미 후보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적어도 인천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선거 연대를 해야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인천시민사회는 민주당과 정의당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시민연합정부 수립'을 제안했다. 지난 21일 인천시민의힘과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연합정부 수립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천시민 뜻이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을 압박했다. 시민사회의 이같은 제안은 진보진영 위기감이 배경이다.
시민사회는 다음주 초 연합정부 수립에 대해 정의당에 공식 제안하기로 해 조만간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