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 [파고들기]'거리 두기 끝'…달라질 콘서트 풍경은? ② [파고들기]엔데믹에 반가움·걱정 교차 영화계…"상반기, 마지막 기회" ③ [파고들기]엔데믹됐지만…뮤지컬계 "정상화 멀었죠" <계속> |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CS)에 따르면, 2020년 뮤지컬 매출액은 1435억 원이었다. 반면 2021년에는 2343억 원으로 급증해 전년 대비 61.2% 늘었다. 올해(4월 21일 기준)는 10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442억 원) 대비 41.4% 증가한 수치다. 공연장 내 철저한 방역과 두터운 마니아 관객층,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공연을 멈추지 않은 제작사들의 뚝심 덕분이다.
빠른 회복세에 더해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기를 맞았지만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오는 25일부터 함성·떼창이 '금지'에서 '자제 권고'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 일색이다.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공연장으로 발걸음하는 관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쇼노트 관계자는 "문화소비 또한 늘 것이다. 특히 관객·배우가 대면하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인 뮤지컬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와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업계가 정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있다. 제작사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는 "침체한 공연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으로 누적된 피해가 큰 만큼 공연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공연계와의 대화'도 제안했다. 신춘수 대표는 "엔데믹 전환기를 맞았지만 향후 코로나19 상황은 예측 불가다. 인수위와 공연계가 마주 앉아 공연장 방역 지침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라이선스·창작·내한공연 시장은?
팬데믹 기간, 뮤지컬계는 신작 가뭄 속에서 관객의 '검증된 흥행 대작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인터파크가 공개한 '2021년 뮤지컬 장르 티켓 판매매수 톱10'에 따르면, '프랑켄슈타인'이 1위를 차지했다. '시카고'(2위), '위키드 서울 공연'(3위), '헤드윅'(4위), '빌리 엘리어트'(5위), '드라큘라'(6위), '레베카'(7위), '엑스칼리버'(8위), '지킬앤하이드'(9위), '팬텀'(10위) 순이었다.
하지만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온 올해에는 중소극장에서 초연하는 창작뮤지컬이 뮤지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프리다'(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렛미플라이'(예스24스테이지 1관),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국립정동극장) 등은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들 신작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본력을 갖춘 제작사가 △실력 있는 창작진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는 특징을 지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쇼노트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에는 거리두기 정책에 따른 불안정성으로 인해 대중성과 티켓파워로 흥행이 입증된 기존 작품 위주의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복귀 중인 만큼 뮤지컬계에 새 활로를 개척하는 기회의 시간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맞춰 보다 다양한 작품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춘수 대표는 "대형 라이선스 작품이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좀 더 활발한 IP비즈니스가 가능하다면 창작뮤지컬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드라큘라' 등 다수의 라이선스 뮤지컬 히트작을 낸 오디컴퍼니는 추후 '캡틴 니모', '위대한 개츠비' 등 6편의 신작 창작뮤지컬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동원 대표는 "팬데믹 기간 국내 입국 정책, 항공 스케줄 등 수시로 바뀌는 방역 지침에 유연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캣츠'와 '라이온 킹' 이후 계획된 내한공연은 없다. 해외 프로덕션 투어의 경우 한 번에 여러 도시를 돈다는 전제 하에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한 도시만으로는 공연 자체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팬데믹 상황과 방역 정책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내한공연 시장이)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움츠러든 전 세계 공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국내외 투어를 주도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