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2차 당내 경선 TV토론에서 '수원 군공항'과 '스마트워크센터' 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군비행장 이전 "도지사 책임" vs "밀어붙이기 곤란"
18일 국민의힘 경기지사 경선후보 토론(채널A)에서 유 전 의원은 "수원 군공항 이전은 경기도의 아주 중요한 현안"이라며 "수원특례시에 사는 많은 주민들, 화성 동탄 주변 주민들이 소음과 고도제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공항 이전으로 국가 안보도 더 강화해야 되는 게 경기지사의 역할"이라며 "이재명 전 지사나 역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하고 아무것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 김 후보가 1차 토론 때 답을 안 줘서 다시 묻는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원칙적으로 주민 고통을 감안해 이전에 동의한다"면서도 "광주공항을 보면 무안지역에 어떤 인센티브를 제안해도 강한 반대로 어쩔 도리가 없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기존 화성의 화옹지구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방법론을 찾아내는 게 도지사의 할 일"이라고 맞받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전북 부안의 방사능폐기물장 건립 사태를 사례로 들었다.
유 전 의원은 "공공기관 본사 유치해주고 몇 천억 현금 준다니까 여기저기 서로 하겠다고 난리가 났다"며 "원칙적으로 찬성만 하지 말고 분명한 입장과 복안을 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임기 내에 하겠다는 건 주민 여론과 관계없이 밀어붙이겠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조심스러운 것 뿐"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스마트워크센터 실효성 놓고 '티격태격'
군공항 이슈에서 수세에 몰린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의 스마트워크센터 공약을 비판하며 공세로 전환했다. 쟁점은 거점별 재택근무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는 게 효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스마트워크센터를 거점마다 만들면 출퇴근 교통 고통을 벗을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몇 개를 만들어야 효과가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다다익선이라고 본다"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과밀한 지역부터 200곳 정도로 시작해서 시범사업을 거쳐 점차 확대해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김 의원은 "모바일 기기, 인터넷망, 앱 등을 통해 자택 등지에서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부분을 굳이 새 공간을 만들어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또한 "KT에서 근무하면서도 이미 다 경험하고 해 본 사업"이라며 "스마트워크센터를 짓거나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역세권 주변에 주차장을 더 짓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은 "코로나19 이후의 정책공약으로 이해해야 된다"며 "공공기관, 기업이 다 좋다면서 적극 추진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개념을 정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센터 건립과 운영 현실화는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허용해줘야 가능한 부분이라 관련 기업들을 적극 설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경선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당내 경기지사 공천 경쟁은 김은혜, 유승민 2파전으로 압축됐다.
국민의힘은 19일 3차 당내 경기지사 후보 TV토론회를 마친 뒤 20~21일 경선 투표(책임당원 의견 50%·도민 여론조사 50%)를 거쳐 23일 최종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첫 경선 TV토론에서 김 의원은 '반(反) 이재명' 전략으로 날카롭게 각을 세운 반면, 유 전 의원은 '경제·안보'에 초점을 맞춰 도민 삶의 질 개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선의 안민석·조정식 국회의원과 3선의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 이재명 대선후보와 단일화했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경기지사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권자(1143만여 명)가 가장 많은 데다, 전직 지사들이 재직 당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면서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이자 대권가도를 향한 교두보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