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소속사는 각 배우들의 사생활 영역이라 신혼여행지와 구체적인 일정을 일체 함구했다. 그러나 오보가 난무했던 결혼식 청첩장 보도 당시처럼 뜨거운 취재 경쟁과 관심을 막을 순 없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부터 미국 공항 입국까지,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취재진, 그리고 팬들을 통해 사진과 영상으로 남았다. 손예진과 현빈은 인천공항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게 웃으며 출국했지만 미국에 도착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SNS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카트를 끌고 나와 이동할 차량을 기다리는 두 사람 주위로 인파가 몰렸다. 하필 이날 같은 시간대에 전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K팝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해당 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져 팬들과 취재진까지 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부 열성팬들은 사진이나 사인을 요청하거나 입국 현장을 SNS에 생중계 했다. 이에 두 사람은 감사를 표했지만 팬들에게 물러나길 부탁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공식적인 스케줄과 달리 경호원, 소속사 직원 등이 없어 팬들을 제지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행태들이 결국 연예인조차도 감내하기 어려운 사생활 침해와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이란 지적이 나온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신혼여행까지 쫓은 일부 언론 매체들과 현지 열성팬들을 향해 "도를 넘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조회수 중심의 수익 구조를 따라 사생활 침해가 정당화되면 개인정보 유출 등 심각한 문제들이 뒤따른다는 설명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13일 CBS노컷뉴스에 "당연히 연예인 본인들이 사생활 공개를 원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 해도 부정적 이슈가 아니라 대응이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언론이 조회수 수익 구조가 더 심화돼 취재를 무리하게 진행한다면, 최근에는 SNS 1인 미디어가 변화의 양상이 있다"며 "'사이버 렉카'의 등장처럼 이미 유튜브 등 생중계를 통한 수익 구조가 형성이 된 거고, 첫 시작이 어려울 뿐이지 앞으로 유사한 행위나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출입국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서는 "사생활을 찍어서 공표하는 행위로 인한 '침해' 문제도 있지만, 출입국 일시나 장소, 비행편 정보 같은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이 되는 건지 심각하게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평범한 시민도 어느 사건에 연루되느냐에 따라 주목을 받으면 이런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공개 연애 커플이었던 손예진·현빈은 지난달 31일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