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한 긴급현안보고를 받고 정부 대책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북한이 4년 4개월 만에 성능이 한층 향상된 ICBM 발사를 재개한 것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완전한 실패를 보여준 단적인 증거라며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조태용 의원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일반명사로 보면 실패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으로서의 평화프로세스는 실패한 것"이라며 "이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 뇌사했고 이번에 공식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인 김기현 의원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실패로 단정하며 정책 대전환을 요구했고, 정진석 의원은 "국민을 이렇게 불안하게 한 점에 대해 정부로서 적어도 유감 표명은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태영호 의원은 "북한이 적이냐 아니냐"를 따졌고 김석기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으며 지성호, 조은희 의원 등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실패한 정책임을 강조했다.
정의용 장관은 "(북한의 ICBM 도발로) 2017년의 험악한 상황 재현을 걱정하는데, 만약 (대화와 협상 없이) 지난 5년 내내 2017년 상황이 지속됐다면 우리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아직 목표로 한 바는 이루지 못했지만 계속 진행되는 과정"이라면서 "그 외의 어떤 대안이 있을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방향 자체는 옳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행에는 미흡함이 있었다'는 취지의 비판을 하자 "상당 부분 공감은 한다"면서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 역할이 매우 제한된 속에서도 남북군사합의 등 사실상의 평화를 유지해온 것에 상당히 자부심을 느낀다. 그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본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차기 정부에서도) 중단 없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역대 정부 기간과 달리 이례적으로) 남북 간 무력충돌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지원사격했다.
김영호, 이재정 의원 등도 그나마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통해 안정적 정세 관리가 가능했기에 세계 10위 경제강국 건설 등이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에 미국 측도 크게 고무된 반응이었고, 이후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양측간 상당히 긍정적인 진전이 이뤄졌다.
그는 "그때 (하노이에서) 북미 합의만 이뤄졌다면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고, 다른 답변에서도 "하노이 회담 결렬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거듭 안타까운 심사를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