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시도가 수도권 집중 폐해를 없애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뜻을 모아 특수형태의 지방자치단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부울경 메가시티', 즉 제2의 수도권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출범에 의미가 깊다.
부울경 특별연합의 설치 근거인 규약안이 부울경 3개 시도에서 행정예고에 들어간 가운데 다음 달 7일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후 각 시도의회에서 규약안 의결을 거치면 4월 안에 출범이 가능하다.
초광역 협력 모델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출범이 물리적으로 가능해 의미가 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범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독 경남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남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약안의 행정예고를 중단하고 부울경 특별연합의 출범을 새 단체장과 의회로 넘기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현 정부 임기 중 특별연합을 출범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는 자칫 부산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또 다른 집중과 서부경남 등 또 다른 지역의 소외와 제외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할 시·도지사와 의회가 기존 방안을 재검토하고, 좀 더 바람직한 방안을 강구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행정예고 전 부울경 3개 시도지사와 의회 의장이 모이는 6자 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려 했지만, 김 의장의 소극적인 태도로 결국 무산됐다. 김 의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을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지난달 "출범 시기를 늦추더라도 더 많은 사전 준비로 추진하는 것이 순리"라며 "졸속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도정질문에서도 같은 당 예상원 의원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새 지사가가 오면 그때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울경 특별연합 출범을 놓고 청사 위치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출범이 임박한 '부울경 메가시티' 자체를 흔드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김경수 전 지사 재임 시절에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다가 낙마 이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더 거세졌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극체제 전환을 2019년 전국 처음으로 제안한 뒤 3개 시도가 다양한 논의를 거쳐 3년 동안 추진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당내 경선 중인 지난해 TV토론회에서 "부울경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끌어 온 지역"이라며 "500조 정도를 1차 목표로 해서 부울경이 세계적인 메가시티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부울경 주민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무려 86.4%가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행정예고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이 순조롭게 3개 시도 의회를 4월 안에 통과하면 행정안전부의 승인·고시로 출범하게 된다.
출범은 하되 본격적인 사무는 내년 1월부터 시작한다. 그 사이 초광역권 기본계획 수립, 청사 위치 결정과 초대 단체장 선출 등을 하게 된다.
그동안 큰 문제 제기가 없다가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이 임박한 이제서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쟁점으로 끌어들이고 있어 논란이다.
다만 조속한 출범에 동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도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어 규약안 통과에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경남도는 "부울경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의 법적제도 정비와 재정기반 마련 등 지원 전략과 연계해 도의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별연합 규약안을 시·도의회에서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