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형 ICBM 시험 발사 명분쌓기
위성을 띄우는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기술적으로 동일한 만큼 정찰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한 신형 ICBM 발사 등 무력시위의 명분을 계속 쌓고 있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한미 국방 당국은 북한이 최근 정찰 위성 시험이라고 주장한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화성 17형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앞둔 성능시험의 일환으로 평가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 지도했다"며, "서해위성 발사장을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는데서 나서는 구체적인 가르치심을 주시였다"고 보도했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발사시험장은 그동안 미사일 엔진 시험 등 ICBM 관련 각종 기술 개발과 시험이 이뤄진 곳이다.
김 위원장도 이번 시찰에서 "이곳 서해위성발사장은 우주강국의 꿈을 펼쳐주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강국염원이 깃들어있는 곳"이고, "우리 국가가 두 차례나 인공지구위성을 자체의 힘과 기술로 성공적으로 발사한 뜻깊은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이 달 5일 두 차례 위성발사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을 연달아 시찰한 것은 군사정찰 위성 발사로 포장된 신형 ICBM의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위성발사 시험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 지난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인 화성 17형의 성능시험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2차례의 시험발사가 ICBM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해당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이 정찰위성을 내세워 동일 기술인 신형 ICBM의 성능을 개선하고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북,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전후 사실상 ICBM 시험 발사 관측
북한이 ICBM 대신 정찰위성을 내세우는 이유는 핵실험이나 ICBM을 추가로 실시할 경우 유엔안보리가 자동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 제한을 논의하도록 한 과거 합의 조항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남한 대선에서 윤석열 보수후보가 당선된 이후 김 위원장이 직접 정찰위성 관련 시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남한에서 어느 정부가 출범하는가에 관계없이 5개년 국방계획에 따라 전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서해 발사장의 복구와 현대화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4월 태양절 전후에는 완성된 정찰위성이 아니라 정찰위성을 가장한 화성 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정찰위성시험 주장과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행보는 정찰위성 개발과 신형 ICBM 성능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반드시 관철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인공위성 또는 ICBM 발사는 기본적으로 대미 압박 메시지 성격이 강하지만, 차기 보수 정부 출범과도 연동시켜 최종 발사 시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더 이상의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한미의 노력에 호응하여 대화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정부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서해위성발사장 방문 등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