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4월의 3.2% 예상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것인데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전면전 가능성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 물가상승은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4일 금통위에서 물가와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과 개인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3%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고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률은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으로 물가에 대해서는 11월 전망경로보다 높아져 상당기간 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3%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금년중 2%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예상했다.
한은의 이와같은 전망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되기 전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질 경우 물가상황은 달라지게 된다.
이 총재는 이어 "전면전이 된다면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런 상황은 국내 물가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서방의 경제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글로벌 교역도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큰 손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석유생산의 11%를 차지하는 제 2위 산유국이기 때문에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가속화되면 국제시장에 석유공급은 더 줄어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게 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긴장만으로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8년여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원유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물가는 더 치솟을 수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물가상승률이 4%를 넘었던 지난 2011년과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전면전으로만 가지 않으면 물가부담은 2011년 만큼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이번 싸움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싸움이 아니라 서방과 러시아의 역량싸움"이라면서 "서방은 전면전에 나설 재원이 없고 전면전이 서방이나 러시아 모두에게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전면전 확대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아직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가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를 가지고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방향성이 생기면 시나리오에 따른 수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