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임명장을 받은 도민들은 "황당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라며 면죄부를 준 선관위를 질타했다.
9일 경남선관위 등에 따르면, CBS 노컷뉴스 보도[관련 기사 : 1월 3일자 [단독]"보이스피싱인줄"…공무원에도 보낸 '윤석열 임명장', 1월 12일자 두 번 보낸 '윤석열 임명장'…그래놓고 국힘 "잘못 전송될 수 있다]와 관련해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개인 정보 도용 부분은 형법상의 문제로서 선관위 소관은 아니다"라며 "임명장을 보낸 부분에 대해서는 '선거 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3항(누구든지 선거운동을 하도록 권유·약속하기 위해 선거구민에게 신분증명서·문서 기타 인쇄물을 발급·배부 또는 징구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선관위는 "전국에서 발생한 사안이라 중앙선관위에 넘겨 조사를 했다"라며 "선거운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선거사무소나 연락소가 아닌 선거대책기구에서 보낸 임명장이 실수로 보이며, 선거 운동을 위한 임명장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신고한 시민에게는 이런 내용의 결과를 알려드렸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제61조 '선거사무소와 선거연락소를 설치한 자가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선거대책기구는 '선거를 준비하는 조직'으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리고 여러 사례를 확인할 수 없어 '실수'라는 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하루에만 전국에 5만 건의 임명장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 논란이 불거지는데도 무분별하게 '임명장 남발'이 이어지고 있어 소극적이고 편협한 법 해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남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당에 가입하지도 않은 일반 시민에게도 문자로 전자임명장을 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들 모두 하루아침에 자신도 모르게 국민의힘 '조직특보'가 됐다. 특히, 한 시민에게는 반발했는데도 선거대책기구 이름만 바꿔 두 번이나 임명장을 보내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두고 이 시민은 "(국민의힘이) 결과를 알고 이런 짓을 한 것 같아서 더 황당하고 허탈하다"라며 "적어도 공정과 상식을 외치는 당에서 할 짓은 아닌 것 같아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정당에 가입할 수도 없는 데도 임명장을 받은 경남도청 공무원은 "선관위에 신고 이후 관련 내용이 중앙선관위에 이첩됐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조사 결과를 나는 통보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선관위의 공식 입장이라면 전혀 수긍할 수가 없다"라며 "동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나를 임명했는데 이게 위반이 아니라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