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1년간 유지해 왔던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금지 조치를 풀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려면 11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일본의 동의를 얻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다.
대만 정부는 8일 오전 장관급 당국자 5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대 5개 현 식품 수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세계적으로 후쿠시마 식품 수입이 점진적으로 허용되는 추세라면서 대만이 세계 통상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엄격한 검사를 전제로 수입을 허용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뤄빙청 대만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락토파민 함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문제 등에 관한 국민투표 결과 다수 국민이 대만이 세계로 나가고 국제 표준을 수용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후쿠시마 식품 수입 제한 조치 변경 후에도 국제 표준보다 더욱 엄격한 과학적 검사를 통해 국민의 식품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대만은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과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국민들은 지난해 락토파민이 들어간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금지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 차이잉원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대만이 CPTPP 가입을 위해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수입을 허용하면서 우리 정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CPTPP 가입을 위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일본 매체들의 질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는 국민 건강을 위한 조치로, 한국 정부는 CPTPP 가입과 연계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