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단독]'이현동 무죄' 하나의 법원, 엇갈린 판결…수사 책임자 윤석열 ②이현동 무죄받은 'DJ비자금' 사건 무엇…文정부 적폐청산 일환 ③이현동, 검찰 수사 대상되자 건진법사와 재단 설립했나 |
연민재단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해 논란이 됐던 무속인 '건진법사' 전모 씨가 소속된 한국불교 일광조계종(일광종)과 한몸인 곳이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무관한 곳이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도 아니다. 2018년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 소 가죽을 벗기는 행사를 벌였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17년12월 '17억' 연민재단 설립…이현동 라인 대거 포진
이때 이사로 참여한 인물들은 대부분 이 전 청장의 고향(대구)·학교(영남대)·직장(국세청)으로 얽힌 지인들이다. 재단 설립을 주도한 임모 이사는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지냈고, 감사를 맡은 조모 씨도 국세청 고위 관료 출신이다. 임원 박모 씨는 전 대형회계법인 대표였는데, 박 씨와 조 씨 등은 모두 이 전 청장과 '대구·영남대'로 묶인다.
이후 그해 12월 초 이 전 청장은 재단 설립 인가권을 가진 충청북도에 정식으로 설립허가를 신청한다. 당시 재단 자산은 현금 13억 원과 토지 3억 5천여만 원.
현금 13억 원 중 7억 원은 임 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계법인에서 출연했다. 또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에 여러 차례 후원한 H 건설사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A사에서도 각각 1억 원씩 출연했다. 이 전 청장의 사비는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다.
또 기부된 토지는 일광종의 창종자이자 건진법사의 스승으로 알려진 승려 혜우의 가족이 소유한 땅이었다.
결국 같은 달 연민재단 설립허가가 떨어졌고 재단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됐다. 이후 재단은 몇몇 복지재단이나 양로원 등에 돈이나 물품을 기부한 것 외에 별다른 활동이 없고. 자산도 크게 변화가 없다.
尹 지휘한 '적폐청산' 수사 때 재단 설립한 이현동
이 전 청장이 연민재단 설립을 추진하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한창이던 시기와 겹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집권 이후 적폐청산 작업게 박차를 가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적폐청산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부처별로 적폐청산TF가 꾸려지면서 이전 정부의 비위·비리 의혹 등을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특히 적폐청산 작업의 큰 축은 국정원이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야당 정치인 뒷조사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국정원이 수술대에 오르면서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이때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후보였다. 윤 후보가 당시 적폐청산의 칼자루를 잡았다는 뜻이다.
국정원과 이 전 청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해외 비자금 풍문을 불법적으로 뒷조사한 사실이 세간에 알려진 건 2018년 1월. 검찰이 관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한 시점은 그 이전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는 이 전 청장이 연민재단을 설립한 시기와 겹친다.
전 씨는 윤 후보 캠프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하면서 윤 캠프의 조직과 SNS 전략 등에 관한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캠프가 공식 가동되기 전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윤 후보를 위한 비공식 활동을 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공식 캠프 일정팀과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있은 후 종적을 감췄다. 전 씨 지인은 "전 씨가 산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국고손실·뇌물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달 2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증거 불충분'이 무죄 이유였다. CBS노컷뉴스는 이 전 청장의 자택을 수차례 방문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만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