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선토론, 치열한 정책경쟁을 기대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양자 정책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CBS 시사프로 '한판승부'가 주관한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 간 대선 첫 토론이 2일 열렸다. 긴장감은 다소 덜했지만, 양 후보가 실질적인 정책 경쟁을 벌였다는 점에서 2022년 대선토론의 의미있는 첫 출발이었다.  
 
오늘 저녁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명실상부한 첫 TV토론이 열린다. 설 연휴 때 개최키로 했던 이·윤 후보간 양자토론이 무산된 뒤여서 국민들 선택에 큰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
 
TV토론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간 대선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입증해 왔다. TV토론 만큼 주요 후보자들의 정책 역량과 비전, 공감성, 차별성을 드러내 주는 선거 공간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TV토론이 유독 홀대를 받아왔다. 주요 후보들은 토론에 자료를 가져갈지 말지 같은 지엽말단문제를 놓고 서로 다투다 자기들끼리 합의한 양자 토론을 무산시키는 책임없는 행동을 했다. 어차피 비호감 선거여서 지지층만 갖고 가겠다는 심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토론을 하면 싸움만 된다"고 허무맹랑한 토론 무용론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토론에서는 정책경쟁 즉, 정치·경제·사회·외교 분야 등에서 국민들의 삶을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가가 핵심이슈가 되겠지만, 각 후보의 네거티브 이슈도 공론화가 불가피하다. 후보의 자질을 평가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이나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무속 연루 의혹 문제는 토론에서 비켜갈 수 없는 주제이다. 그렇다고 이 이슈가 검증 이상으로 토론회 전체를 지배하는 주제가 돼서는 안된다. 후보들은 사실과 맥락에 근거해서 질문하고 각기 자신들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내놓아야 한다.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다.
 
이번 대선에도 청년 일자리·부동산·성장·복지·양극화·소상공인 지원·북한 미사일·사드배치 논란 등 국민의 삶과 안위를 돌봐야 할 중요 의제들이 널려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서 주요 후보들은 임기내 250만 가구 공급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2.4대책에서 서울에 32만 가구 등 전국에 80만 가구를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내년 2월까지 그나마 착공이라도 가능한 물량은 1만 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3일 저녁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첫 TV토론이 열린다. 국회사진취재단

후보들이 막대한 규모의 공급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현 가능성과 공급에 따른 재정 문제를 놓고 후보들은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CBS 한판승부 토론회에서도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공약을 많이 내셨는데, 큰 카테고리로 135개를 5개씩 분류하면 650개나 된다"며 "이 공약을 다 실현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봤는가"라고 매우 구체적 질문을 했다. 김 후보는 특히 "역대 대통령들이 이 문제에서 발목이 잡히거나 국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봤다"며 따끔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사드 배치도 토론 현안이 됐다. 윤석열 후보가 성주 사드기지 외에 수도권 방어를 위한 추가 사드배치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사드 추가배치에서 중국의 보복은 두 번째 문제일지 모른다. 성주 사드기지 건설 때 본 것처럼 국민 여론 분열과 기지 주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가 더 높은 장벽이다. 사드 추가배치가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표를 결집하려는 정략적 안보포퓰리즘 인지를 각 후보들은 따져서 국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줄 의무가 있다.

이밖에도 여가부 폐지와 성평등, 저출산 문제가 복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가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평등 인지를 무시하고 출산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국가의 리더는 기본적으로 통합을 원칙에 놓는 국정을 지향해야 한다. 오늘 TV토론에서 유권자들이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토론은 본격적인 대선 토론의 시작이다. 향후 유권자들이 "너무 많다"고 할 정도로 TV 토론이 더 열리기를 기대한다. 지금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정점을 향해 치솟고 있다. 어차피 대면 유세도 상당한 한계를 갖고 있다. 더욱이 2022년의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소란스러운 선거보다는 후보들의 열띤 토론과 진심어린 고민을 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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