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CJ대한통운의 택배 요금 인상과 관련한 주장을 국토교통부가 검증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한 발 물러섰고, 비노조원 역시 파업에 반대하는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택배 파업이 노노갈등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노조 "국토부, CJ대한통운 수수료 검증해 달라"
CJ그룹 이재현 회장 자택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던 노조가 돌연 시위대를 철수했다.상경투쟁부터 단식투쟁까지 투쟁 수위를 높이며 CJ대한통운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려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노조는 일단 화살을 국토부에 돌리며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택배 요금 인상과 관련한 CJ대한통운의 주장을 검증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CJ대한통운 말대로 인상된 요금 140원의 절반인 70원이 택배기사 수수료에 반영되어 있다면 노조는 즉각 대국민 사과하고 파업 철회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그간 설 택배대란을 막기 위해 CJ대한통운에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청했지만 이제 택배대란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모든 책임은 CJ대한통운과 CJ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J대한통운 요금인상과 관련한 주장 사실 여부에 대해 정부와 공신력 있는 회계 전문가 및 법인을 통한 검증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CJ대한통운 규탄 집회를 열고 다음달 11일 CJ그룹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총력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비노조 택배 연합회 열흘새 2500명 훌쩍…"노조가 처우 악화시켜"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택배비 인상 140원 중 절반인 70원이 기사 수수료로 배분되고 있다며 택배노조의 파업은 명분없는 파업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또한"택배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국토부 실무 조사와 현장 점검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택배기사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비노조 택배 연합회'를 구성하고, 택배기사의 노동자 지위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노조 연합에 따르면, 지난 10일 모집을 시작한 비노조 연합회는 단 10일만에 회원 수가 2500명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택배노조가 있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일을 했다"며 오히려 택배노조 때문에 기사들의 처우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택배노조가 생긴 후에 '과로사다, 노동력 착취다'라며 일할 수 있는 시간에 제한이 생기게 됐고, 근무 시간 제한 때문에 기사들의 업무 과중이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며 CJ대한통운에 "택배기사에게 개인사업자가 어떤건지 교육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기사의 파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