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라젠 개인 투자자 (익명)
신라젠. 몸 속에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신약을 개발했다. 이렇게 알려진 기업이죠. 코스닥에 상장을 했고요. 한때 시가총액 2위까지 갔었던 바이오 대장주였습니다. 그러던 신라젠에 대해서 그제 상장폐지 결정이 났습니다. 17만 명이 넘는 소액 주주들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건데 피해액은 자그마치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개인 문제 아니냐 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이건 상장도 되기 전에 회사 문제로 인해서 주식거래 정지가 되는 거라서 투자자들은 할 말이 많다고 합니다. 투자자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투자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상장폐지. 이 뉴스를 딱 듣고는 어떠셨어요?
◆ 투자자> 지금 그 소식을 듣고 솔직히 개인투자자는 멘탈이 나갔죠, 지금. 저희 주주들은 여태까지 지금 거래정지 기간 동안 기대했던 게 거래 재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어이도 없고 화도 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할 말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 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한 이유를 좀 살펴보니까 1000억이 넘는 자본을 조달했음에도 회사가 회생 기미가 안 보인다. 이런 이유더라고요.
◆ 투자자> 그렇죠. 2020년 11월에 1년 간 개선 기간을 부여받으면서 거래에 대해서 요구한 조건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뭐 경영진 최대주주 변경, 지분 15% 이상, 500억 이상의 자금 확보 뭐 이런 내용들이 있었다고 얘기를 들었고요. 그래서 엠투엔이라는 회사에서 1000억이라는 자본이 들어왔고 최대주주 변경도 다 됐고 지분도 20% 이상이 들어왔어요. 그런데도 지금 거래소는 또 상장폐지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지금 개인주주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화가 많이 난 상태예요.
◇ 김현정> 신라젠에도 화나고 이 거래소에서도 화나고 심사위에도 다 화나고 다 화가 나시는 거군요.
◆ 투자자> 그렇죠.
◇ 김현정> 실례지만 선생님 투자한 금액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
◆ 투자자> 제가 뭐 20대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 개인사업까지 하고 있는데 거의 한 20년 간 모은 돈이죠. 적금이고 펀드고 모든 거 다 깨서 미래에 노후자금이나 아이 교육비나 이런 걸 조금 더 만들기 위해서 한 7억 정도 저희는 솔직히 몰빵을 했습니다. 이 회사에.
◇ 김현정> 20년 동안 열심히 번 돈 다 투자하신 거예요? 7억 원을?
◆ 투자자> 전부 다 투자했죠.
◇ 김현정> 아이고. 지금 가족들이 알고 있나요? 이 사실을?
◆ 투자자> 아니요. 얘기는 못 하죠. 가족들한테 저도 얘기는 못 하는 상태고 어디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는 상태죠. 지금. 기사에도 많이 났지만 가정불화도 많고 부부싸움도 많고 이혼하신 분도 계시고 심지어 자살까지 한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거를 제가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고 저도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혼자서 감수하고 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들으시는 분들이 그걸 어쩌다가 그 회사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게 되셨는지 전 재산을 투자하게 되셨나 좀 잘 알아보시지 그랬냐,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거든요. 뭘 보고 그렇게 투자를 하셨을까요.
◆ 투자자> 2016년 12월에 신라젠이 상장을 했어요. 그래서 이제 그때 기술특례 상장기업으로 기업으로 상장을 시켰어요. 그때 거의 최고등급이죠. AA등급을 주면서 상장을 시켰고 .
◇ 김현정> 그걸, 그걸 믿으셨군요. AA등급까지 주는 기술특례기업이라고 하는데 그럼 얼마나 믿을 만한가.
◆ 투자자> 최고죠. 그때는 거래소의 전문기관들도 최고의 평가를 내렸고 이 회사는 미래의 비전에 대해서 임상이나 신약, 이런 미래성, 기업의 기술력, 이런 걸 인정해 줬기 때문에 저도 이 회사를 믿고 거래소를 믿고 투자를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묻지마 투자라기보다는 미래가치를 보고 나름대로는 투자를 하신 거네요. 지금 게시판을 제가 들여다보고 있는데. 여러분께도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주주들 게시판에 울적하다, 죽고 싶다. 거기 또 비아냥거리는 계시는 분들도 꼴 좋다, 뭐 이런 분도 계시고. 정말 죽고 싶다, 이런 글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정리를 좀 해 보죠. 신라젠이 거래정지가 되기까지 과정을 정리를 해 보면 상장시기가 2016년 12월이었고 거래정지 시점은 2020년 5월. 그런데 지금 거래정지 이유는 2016년 상장되기 전에 경영진 문제인 거죠?
◆ 투자자> 맞습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에 주주들은 가장 화를 내고 계시는 거예요?
◆ 투자자> 제일 화가 나고 억울한 부분이죠. 그게. 상장은 저희가 정지를 먹은 이유가 전 경영진들의 횡령, 배임 사건이고 이게 검찰의 기소도 있었고. 거래소에서 정지를 시킨, 처음에 정지를 시킨 이유가 생계 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거래정지를 시켰는데. 여기서 제일 큰 문제는, 경영진의 횡령배임은 상장 전에 일어났잖아요.
◇ 김현정> 2016년 전에.
◆ 투자자> 상장 전에 일어난 일을 지금 개인 투자자 17만 명이 돼요. 가족까지 합치면 뭐 5, 60만 명이 되겠죠. 그런 분들이 지금 이 상장 전에 일어났던 건 알 수도 없는 일이고 그리고 거래소, 한국거래소 자체에서 AA라는 등급을 주면서 상장을 시켜놓고 그러면 개인투자자들은 그거를 믿고 투자를 하는데 상장폐지 시킨다.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철저히 조사를 해서 상장을 못 하게 했어야지 주식이야 주식거래소가 상장시켜주고 AA 등급 줬으니까 그거 믿고 투자한 거 아니냐 그 말씀이세요.
◆ 투자자> 맞죠. 신라젠 주식의 90%가 개인투자자예요. 지금 1위라고 보시면 돼요. 개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 김현정>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가 제일 많은 기업이 여기예요?
◆ 투자자> 그렇죠. 지금 17만 명 정도가 되고요. 거의 주식 소유 90%가 개인투자자예요. 지금 전체 주식 투자자의.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회생 가치가 없는 회사라면 무조건 상장을 그냥 유지시키기도 어려울 텐데 회생 가치는 이 정도면 있다고 보세요?
◆ 투자자> 지금 아시다시피 엠투엔이라는 회사가 신라젠의 20% 이상의 지분을 획득하면서 1000억이라는 자금까지 들어왔어요. 그리고 파이프라인도 계속 확대를 하고 있고 임상도 지금 계속 진행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회사도 그렇고 주주도 그렇고 모든 게 다 묶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1차적으로는 횡령 배임이 있는 회사를 그걸 모르고 상장시킨 주식거래소의 책임일 거고, 그다음에는 어쨌든 회생을 위해서 지금 애쓰고 있는데 이거를 상장폐지 시켜버리면 이 많은 주주들은 어떻게 하느냐. 그 부분에 대한 호소이신 거예요. 일단은 지금 법원으로 따지자면 1심 결정 난 거고 2심이 남아 있는 거죠?
◆ 투자자> 남아 있죠.
◇ 김현정> 그걸 우리가 기다려보기도 하고요. 지금 다른 주주님들 무슨 얘기들 하세요?
◆ 투자자> 정말 힘들어서 그때 1월 18일날 결정나고 저도 맞춰도 많은 전화를 받았는데 주주분들. 많은 눈물을 흘리시죠. 견딜 수가 없으니까 잠도 못 주무시고 밤을 새시는 분도 많이 계시고 그러니까 저도 제 입장도 혼자 있으면 정말 힘들고 견딜 수가 없는데 그런 분들하고 또 같이 통화하고 얘기하다 보면 또 마음도 아프고 억울한 거죠. 저희가. 지금 20개월이잖아요. 정지기간이. 지금 신라젠은 주주들이 전재산을 몰빵이죠. 그게 한마디로. 몰빵하신 분들이 되게 많아요. 올인하신 분들이. 그런데 그 분들이 지금 삶이 피폐해진 거죠. 지금 열심히 사시던 분들도 지금 힘들어서 배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알바 하시는 분도 계시고 되게 많아요.
주주분들 얘기 들어보시면 나이대들이 40대 이상분들 되게 많으세요. 40대, 50대, 60대. 그 분들은 노후자금. 그리고 여태까지 퇴직금 이런 자금들이 전부 다 들어가신 분들이 되게 많아요. 큰 돈들이 많이 들어가셨고 그분들은 지금, 앞으로 사는 게 문제인 거죠. 오래 투자하신 분들은, 저도 5년 가까이 투자를 했지만 오래 투자하신 분들은 평단 자체도 높아요. 이 신라젠이라는 회사가 15만 원이라는 주가까지 갔던 회사고 평단들이 8만 원, 9만 원, 10만 원 이상 분도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 거래정지된 주가가 1만 2100원이거든요. 거래 재개 시켜도 팔 수가 없는 금액이에요. 주주들은.
◇ 김현정> 15만 원에 샀는데 지금 1만 원이면. 만약 2심에서도 상장폐지 결정이 확정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투자자> 이때도 만약에 안 좋은 결과 나오면 저희는 이 책임이 한국거래소에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희는 한국거래소에 손병두 이사장 형사고발 계획도 있고. 그리고 만약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저희는 한국거래소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17만 명이 들어갈 거예요. 그 금액은 어마어마할 거고.
◇ 김현정> 한국주식거래소 이사장을 고소하고 거기를 상대로 피해액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가겠다, 그런 대응책까지 가지고 계시군요.
◆ 투자자>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투자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신라젠 피해 소액주주 한 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