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찍고 구미…朴사면 후 부쩍 늘어난 文대통령의 지방 일정,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 이후에 더 잦아진 지방 행보
문대통령, 朴의 고향 구미도 내려가
통합 행보로 與 간접 조력 시각도…청와대는 확대해석 경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 LG BCM(Battery Core Material)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를 2개월 앞두고 국정 운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이 부쩍 지방 곳곳을 순회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점상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한 이후 문 대통령의 지방 일정이 잦아진 것이 눈에 띈다. 11일에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방문했는데, '통합'을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사면 결정 사흘 뒤 부울경 찾은 文대통령, 강원·평택·광주·구미 등 지방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건설사업 개통식을 마친 뒤 울산 태화강에서 부산 일광 구간을 운행하는 광역전철을 타고 주민들과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하고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28일, 문 대통령은 울산 태화강역과 부산 일광역 구간에 개통된 광역철도를 직접 시승했다. 이 때 "저는 동남권 주민이고, 다시 동남권에서 생활할 사람"이라며 친근함을 드러내며 주민들을 직접 만나 소통했다. 동남권에 대한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동남권 4개 철도건설사업 뿐 아니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가덕도 공항 건설 등 지역 건설 현안도 언급했다.

새해 첫 일정으로 향한 곳은 강원도였다. 1월 5일 아침 북한이 동해사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 당시 강원도 일정도 '낙후 지역에 대한 균형발전'을 강조하려는 목적이 컸고, 이를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에게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서는 영결식 참석과 빈소 방문도 이어졌다. 지난 8일 평택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 3명의 합동영결식에 예고없이 참석해 애도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다음날에는 광주로 내려가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의 장례식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11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구미로 내려갔다. '상생형 일자리'를 추진해온 문 대통령이 2년 6개월만에 내려가 공장 착공식을 함께 하며 구미산단의 발전을 기원했다.

청와대는 "지방 일정들이 겹친 것일 뿐"이라고 하지만, 지방 곳곳을 촘촘히 다니고 있는 문 대통령의 행보는 대선 국면에서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통합' 화두 제시한 文대통령의 영남권 껴안기?

 
새해 첫 월요일인 3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2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우선,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번 대선의 화두로 '국민 통합'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결단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여론상 긍정적인 평가를 거두고 있는 만큼, 이어지는 지방 행보로 영남권 껴안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여권의 선거운동을 조력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문 대통령이 철도 개통식이나 공장 착공식 등에 참석해 지역 발전을 약속하는 모습은 흡사 대선 후보의 선거 운동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른 대선 주자들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방 행보가 여권의 이재명 후보에게는 플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여러 포석이 읽히지만,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지역균형발전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온 일"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있다고 대통령이 행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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