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무관용 정책(zero-Covid strategy)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제로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집단 감염이 계속되는 데다 이 정책이 소비를 떨어뜨리고 경제 성장을 압박하고 주민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로 봉쇄 16일째를 맞는 시안의 전날 신규 확진자는 57명에 그쳤다. 1300만 주민들을 감금하다시피하고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도시를 봉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허난성에서는 5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저장성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마치 두더지게임이나 풍선효과처럼 여기를 막으면 저기서 튀어나오고, 이쪽을 손보면 다른 쪽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툭하면 나오는 잠금과 봉쇄, 통제로 소비는 줄고 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오롯이 코로나 제로 정책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세계은행은 중국의 2021년과 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5%와 5.4%에서 8%와 5.1%로 하향 조정했다.
무서운 것은 민심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엄격한 방역정책을 따르던 인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믿고 참아왔지만 코로나19의 끝은 보이지 않은데 가끔씩 터져 나오는 방역 무리수들은 누구를 위한 방역이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23일부터 1300만 명 대도시를 갑자기 봉쇄하면서 발생한 식량난과 생필품 부족, 주민 불편에 대한 불만은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타고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은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제로 정책을 올해의 정치적 위험 목록의 맨 위에 올리면서 "중국의 정책은 감염을 억제하는 데 실패할 것이며, 이는 더 큰 발병으로 이어져 더 심각한 봉쇄를 요구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더 큰 경제적 혼란, 더 많은 국가 개입, '중국이 코로나를 물리쳤다'는 관영언론의 승리적 서사에 대한 더 많은 사람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 파리바가 6일 주최한 2022년 중국경제전망 웨비나에서 BNP파리바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천싱둥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 제로 정책의 엄청난 비용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며 2022년 경제 정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의 발언을 변화의 신호로 봤다. 당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팬데믹 통제와 경제 발전 사이의 더 나은 균형'이 언급됐다.
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동계올림픽 이후 정책이 다소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까지 완화될지는 여전히 큰 질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팅은 코로나 제로 정책이 올해 계속될 수 있지만 비용이 이익보다 커지는 변곡점에 도달할 것이라면서 이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처음부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