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변하지 않으면 코로나이후 진짜 위기온다

[제주CBS 창립 20주년 기획⑮]
코로나19 시대는 제주관광 고질적 병폐 끊을 기회
바가지요금과 송객수수료 없애야 제주관광 산다
제주관광이라는 나무 잘 자라려면 병폐라는 가지 쳐내야
여행상품 개발 돕고 활성화 방안 고민할 컨트롤타워 필요
건강과 안전 각광받는 코로나 시기 제주관광 '개발보다는 보전'
마을관광·워케이션·웰니스관광도 제주 천혜의 자연환경 뒷받침돼야
제주 360개 오름 활용한 관광 콘텐츠 만들어야
소규모 개별여행에 맞는 관광상품 개발 필요
비대면 감귤나무 키우기 등으로 관광객 모객 가능
카페패스처럼 택시패스 도입해 렌터카와 경쟁해야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월 싱가포르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나는 휴양지에서 일한다' 코로나19 이길 워케이션
②근무중 사람몰리는 강원…워케이션이 만든 기적
③일+휴가 시장 잠재력 큰 '워케이션' 제주도는 나몰라라
④단체 일주 제주관광 지고 마을 체류 힐링여행 뜬다
⑤'체험도 휴양도 가능' 제주 마을관광의 매력 그러나
⑥전담조직없는 제주 마을관광 '여행객' 외면
⑦잠재력 큰 제주 마을관광 '컨트롤타워'가 없다
⑧코로나 위기 기회로 바꾼 제주 마을여행 '머체왓숲길'
⑨'보고 즐기고 쉬고' 제주 동백마을에선 다 된다
⑩제주 이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 마을여행 중심에 서다
⑪제주에서 일하멍 쉬멍…'워케이션' 바람 거세다
⑫'숨겨진 제주 곶자왈이 환상숲으로' 마을주민이 쓴 기적
⑬주부와 청년이 뭉친 제주 하효마을, 최고의 관광지가 되다
⑭코로나 치유의길 '하영올레' 제주 도심과 자연을 잇다
⑮제주관광 변하지 않으면 코로나이후 진짜 위기온다
(끝)

코로나 시대 제주관광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역시 고질적인 병폐부터 끊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가지요금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차단으로 내국인들이 대거 제주로 발길을 돌리면서 골프장과 일부 렌터카 업체는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객과 업체 사이 바가지 요금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위드 코로나로 일상이 회복되면 상당수의 내국인이 해외로 빠져 나가 전체 제주관광에도 타격을 줄 거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제주공항. 이인 기자
송객 수수료 문제도 저가 관광의 주범으로 꼽힌다.
 
성주엽 생각하는정원 대표는 "최근에 1인 여행사를 하는 버스 기사가 손님이 옆에 있는데도 왜 수수료를 안주느냐고 따지며 소란을 피운 적이 있었다"고 소개한 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송객 수수료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코로나를 극복해도 제주관광은 위기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 대표는 또 "제주시 한림읍과 서귀포시 중문동을 연결한 제주 관광지순환버스 노선이 없어졌는데 알고보니 택시 기사들이 제주도청을 찾아가 집단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무는 가지치기를 잘해야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고 그래야 잘 자란다"며 "'제주관광'이라는 나무가 잘 자라려면 '고질적 병폐'인 가지를 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이승이오름. 제주관광공사 제공
민간과 행정의 유기적인 협력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제주맥주 권진주 이사는 "제주관광 콘텐츠와 웰니스같은 프로그램은 젊은 창업가와 이주민 등 민간이 더 잘 만들 수 있는 만큼 행정은 어떻게 활성화 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행정이 만들어야 할 것과 행정이 뒷받침해 줄 것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강과 치유, 안전이 각광을 받는 코로나19 시대 제주관광은 개발보다는 보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올레. 제주올레 제공
김진식 보이스루 전략고문은 "개발도 하고 자연도 보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라며 "개발보다는 보전, 인공보다는 자연으로 방향을 잡아서 거기에 집중하고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곳에 머물며 즐기고 먹고 쉬는 '마을여행',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 웰빙과 건강이 합쳐진 '웰니스(wellness)관광' 등 CBS노컷뉴스가 집중보도한 코로나19 대안관광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뒷받침돼야 제주에 정착할 수 있다.

김 고문은 "제주 오름 360개를 소재로 관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을 배양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제주관광공사가 하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컨트롤타워는 제주관광의 큰 그림을 잡아주고 전체 그림을 봐줘야지 민간이 할 수 있는 분야까지 개입하면 개울을 잘못 틀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제주 머체왓숲길. 이인 기자
단체여행보다 소규모 개별여행에 맞는 관광상품의 개발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설우 제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시대 제주여행이 단체여행에서 소규모 여행으로 바뀌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유명 호텔과 리조트는 관광객이 많이 찾지만 농어촌민박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웰니스관광이나 체험형 관광상품을 만들어 모객활동을 해야 한다"며 "메타버스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하영올레. 서귀포시 제공
그는 "제주대 학생들이 전국 대학생 광고 경진대회에서 전국 3위를 한 주제가 언택트 파밍(Untact Farming)이었다"며 "비대면으로 감귤나무를 키우는 건데 나중에는 제주를 찾아 직접 감귤체험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체험을 계기로 관광객 모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비스에 기반을 둔 신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형수 K트래블아카데미 대표는 "서비스 기반의 신상품은 소비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체류기간과 수요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며 카페패스처럼 택시팩스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 환상숲곶자왈. 이인 기자
오 대표는 "카페패스는 9500원으로 사흘간 3시간 단위로 카페를 맘껏 이용할 수 있는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택시패스를 적용하면 관광지 순환버스와 렌터카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와이 관광대학은 실무교육이 최고여서 인기가 높은 곳"이라며 "카지노와 여행사 창업, 스타트업, 관광 서비스업 실무교육은 제주대나 제주관광대가 최고라는 얘길 들을 정도로 공적 교육기관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오 대표는 제주관광공사의 해외지사 신설을 통한 외국관광객 마케팅과 홍보도 주문했다.
 
결국 코로나19 시대 제주관광이 변화하지 않으면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의 기회가 오히려 위기가 될 수 있다는데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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