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처장의 동생 김모씨는 22일 김 처장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이 숨지기 하루 전, 김씨는 김 처장과 만나 식사를 했다. 김씨는 김 처장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해 직접 밥을 떠먹여 주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실무자에 불과한 김 처장에게 대장동 특혜 의혹 책임이 몰렸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성남도개공 주요 관계자 중에선 유일한 현직이다 보니,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그는 "형의 입장을 들어봤는데, 자신은 실무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밖에는 없다고 억울해 했다"며 "한 분은 돌아가셨고, 또 다른 분은 수감된 상태다 보니 현직으로 있는 사람은 저희 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지칭한 이들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씨는 "회사가 자신을 중징계 하기로 하고, 형사고발과 손해배상청구까지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사기관에서 여러 차례 진행된 조사로 김 처장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형이 3개월 동안 검찰 조사를 4번 받았는데, 검찰 조사를 받고 상태가 더 심각해졌다"며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형과 관계자들을 고소하고, 경찰 조사까지 이어졌는데 그 압박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형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받았고, 중징계 문제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형이 가족을 등져서 마음이 아프다"며 "형의 억울함과 이런 상황을 만든 이 나라, 정권, 모든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앞서 전날 오후 8시 24분쯤 성남도개공 관계자는 건물 1층에서 숨져있는 김 처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남편과 연락이 안 된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김 처장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현재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자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지난 2015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과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성남의뜰'에서 공사 몫의 사외이사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