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보낼 이산가족 영상편지 2만 4천통 쌓여…이번 설에는 상봉?

지난 2019년 서울 중구 적십자사 서울본부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를 개보수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북녘 고향에 보낼 이산가족들의 영상편지가 쌓여 2만 4077편에 이르렀다. 통일부는 21일 내년 설 연휴에 화상이든 대면이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고 영상편지 교환에도 호응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통일부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진행하는 영상편지 제작사업이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되어 올해까지 총 2만 4077편을 제작했다"며, "올해에 1004명의 영상편지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영상편지는 개별 이산가족 사연을 바탕으로 △본인 및 가족 소개 △이산 경위 △고향에 대한 추억 △북측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등으로 구성되며, 약 10분 내외 분량이다.
남북이산가족찾기 홈페이지 캡처
제작된 영상편지는 이동식 저장매체에 담아 이산가족 본인에게 제공하고, 북측 가족 전달용은대한적십자사에 보관하고 있다. 이산가족이 대외 공개에 동의할 겨우 '남북 이산가족 찾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상편지 제작에 참여한 이산가족의 연령대는 90대 이상이 37%, 80대가 45%, 70대가 14%, 60대 이하가 4%로, 80대 이상 고령자가 82%를 차지한다.
 
남북은 지난 2018년 9·19 평양정상회담 때 영상편지 교환 등에 합의했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실행되지 못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 2월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설 맞이 이산가족 유관기관·단체 차담회에서 오영찬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네번째)을 비롯한 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덕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회장,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이 장관, 오 위원장, 김용하 통일경모회 이사장. 황진환 기자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 방역 문제를 염려하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은 대면 접촉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내년 설에는 화상이든 대면이든 남북 이산가족의 만남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남북 이산가족들의 고령화와 기대수명을 감안할 때 앞으로 대면 상봉 가능 시한이 약 5년으로 추정된다"며, "북한도 이산가족 당사자와 같은 입장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바라보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박종민 기자
한편 통일부는 이산가족의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해 2014년부터 유전자 검사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까지 총 2만 5149명이 참여했다. 이는 이산 1세대 사후에도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희망하는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혈액, 모발 등을 채취해 △상염색체 △Y염색체 △미토콘드리아 등 3가지 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결과 확보된 유전자 정보는 통일부 '이산가족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한다.
 
통일부는 내년에도 희망하는 이산가족들이 '영상편지 제작' 및 '유전자 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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