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 파인드 엔은 디스플레이를 책처럼 안에서 펼치는 방식의 '인폴딩' 방식이 적용됐고, 퀄컴의 스냅드래곤 88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12기가바이트(GB) 램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7.1인치 폴더블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외부 5.45인치 패널은 중국 BOE가 납품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프 측은 "오포 파인드 엔은 4년 간의 연구개발과 여섯 번의 프로토타입을 거쳐 출시한 첫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며 "디스플레이 굴곡과 전반적인 내구성 등 앞서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했다"며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를 겨냥하기도 했다.
앞서 화웨이는 2019년 2월 양면 디스플레이 패널이 바깥으로 노출되는 '아웃폴딩' 방식의 첫 폴더블폰인 '메이트 X'를 출시했다. 올해 2월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3와 같은 '인폴딩' 방식을 적용한 '메이트 X2'를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2종 라인업을 그대로 따르는 셈이다.
올해 4월 '미믹스 폴드'를 선보인 샤오미도 조만간 후속 폴더블폰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와 TCL 등 중국 내 후발 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경쟁에 들어가면서 폴더블폰 생태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기존 하반기 주력 모델인 갤럭시노트 출시를 포기하면서까지 공을 들였다. 향후 1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의 '원조'로서 대중화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약 900만대를 기록하고, 오는 2023년에는 3천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88%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2023년에도 여전히 75%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중국 업체의 추격에도 삼성이 느긋(?)할 수 있는 이유는 더 있다. 오포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사용하는 폴더블폰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 OLED 패널 출하량 전망치인 1천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94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Z 시리즈의 출하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베트남 공장 내 폴더블폰 모듈 라인 증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폴더블 패널 생산량은 종전 1700만대에서 25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백기현 유타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 가격을 낮추며 시장 진입을 시도하더라도 삼성이 지속 선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힌지, 초박막 강화유리(UTG)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