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성윤 공소장 유출 의혹'은 수원지검이 이 고검장을 기소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5월13일 공소장 원본이 아닌 편집본이 사진 파일 형태로 유포됐고, 언론에 공소사실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5월14일 곧바로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대검 감찰부가 그 조사 실무를 맡았다.
감찰부는 유포된 사진 파일을 분석한 결과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올라온 공소장을 열람, 복사해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 붙여넣기 한 뒤 편집한 내용이라고 의심하고 편집본 작성자와 유출자 특정 작업을 이어왔다. 감찰부는 5월13일 관련 언론보도 이전에 킥스에서 해당 공소장을 열람한 검찰 관계자 22명을 디지털 포렌식 대상자로 압축한 뒤 후속 조사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지만, 아직까지 최종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22명 중에는 이성윤 고검장이 중앙지검장이었을 때 그의 참모였던 현직 A검사장도 포함됐다. 조사 대상이 이처럼 압축됐다는 취지의 내용은 감찰부의 법무부 보고 내용에도 포함됐다. 중간 보고는 지난 6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에 검찰 내부에선 친정부 성향으로 평가되는 한 부장이 이 고검장의 측근인 A검사장 등 조사 내용을 의도적으로 덮은 채 수원지검 수사팀으로 향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번 의혹 수사를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을 수사했던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와 그 지휘부 관련 압수수색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단행했다. 수사팀은 자신들이 감찰부 조사 과정에서 압축된 22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부당한 "표적수사"라고 반발하며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감찰부 조사 결과가 발표되도록 조치 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감찰부는 'A검사장 컴퓨터에서 공소장 워드파일 자체가 발견된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해당 컴퓨터에서 의심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취지의 또 다른 관계자 설명도 있어 의혹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A검사장은 이번 논란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워드 파일 관련 보고'를 접하지 못한 법무부는 일단 대검 감찰부에 이번 의혹 관련 경위 파악에 나선 상태다.
한편 수원지검 수사팀은 같은 날 대검 감찰부에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조직 내부를 상대로 이뤄진 이례적인 절차로, 본인들의 결백함을 입증하겠다는 차원의 조치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조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수사팀에 대해 "사필귀정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말로 격려하는 한편, "수사와 감찰에 관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수사팀 입장과 관련해 "공소장 열람 기록이 확인된 22명에 수사팀이 포함되지 않았더라도 공소장 작성 주체이기 때문에 아직 사안을 단정 짓긴 어려운 단계"라는 반론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