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6일 박 전 특검을 처음으로 불러 그간 제기된 의혹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자금 관련 인사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점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특히 박 전 특검의 인척인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는 2019년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109억원을 받아 이 가운데 100억원을 건설업자 나모씨에게 보냈는데, 해당 자금흐름 속 박 전 특검의 관여 여부가 검찰의 주요 수사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다만) 이씨에게 오래 전에 돈을 빌려줬다가 변제받은 사실이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 본격화 직후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활동했었고, 그의 딸도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박 전 특검의 딸은 지난 6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아파트 1채를 시세보다 싼 값에 분양 받아 특혜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회사로부터 법규에 따른 분양 가격으로 정상 분양 받았을 뿐"이라며 "가격을 내리는 등의 특혜는 없었으며 대금은 기존에 보유하던 주택을 처분한 자금으로 납입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에게 관련 의혹 전반을 캐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지급받았거나 지급받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 6명 가운데 한 명으로 박 전 특검을 거론했다. 또 다른 한 명으로 '홍모씨'도 거론했는데, 이 인물이 언론사주인 홍씨라는 의혹이 뒤따른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이분들 중에는 이미 (돈을) 받은 사람도 있고, 약속했지만 대장동 게이트가 터져서 아직 받지 못한 사람도 있고, 급하게 차용증서를 써서 빌렸다고 위장했다가 다시 돌려줬다는 사람도 있다"는 제보 내용을 소개했다.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씨는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1호 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다가 올해 3월 퇴사하면서 퇴직금과 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 수사팀은 이 거액의 퇴직금이 곽 전 의원에 대한 대가성 자금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이어왔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경쟁업체의 견제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김만배씨 등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사자들은 해당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