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은경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위험도 평가는 의료·방역 대응상황, 확진자 발생 현황, 예방접종 현황 등 3개 영역에서 17개의 지표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주간 신규 위중증 확진자 수 등 5개의 핵심지표와 그 외 다양한 일반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방역·의료분과위원회 전문가 자문을 거쳐 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주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전국은 '낮음' 정도의 위험도이고 비수도권은 '매우 낮음', 수도권은 '중간'"이라면서도 "중환자 병상가동률이 거의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위험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이후 당국이 새로운 방역체제에 적용할 구체적 평가지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험도 평가는 유행 발생부터 입원, 중증·사망 및 대응수준 등에 이르기까지 크게 △의료·방역 대응지표(5개) △코로나19 발생지표(8개) △예방접종지표(4개)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17개 지표 중 정부가 핵심으로 보고 있는 것은 대응역량지표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재원 위중증 환자 수 등)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 비율, 발생 지표의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중증화율 등)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예방접종지표의 △60세 이상 및 고위험군 추가접종률 등 5가지다.
그 외 세부적으로 대응역량지표에는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재택치료자 비율 등) △방역망 내 관리비율 등이 포함된다. 발생지표에서는 △주간 사망자 수 △주간 입원환자 수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 △확진자 중 접종자·미접종자 비율 △감염재생산지수(Rt) △검사양성률 등이 평가대상이 된다.
예방접종 관련지표는 △누적 예방접종완료율 △60세 이상 누적 예방접종완료율 △백신 효과(감염, 위중증·사망 예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의료대응체계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40% 미만', '40~50%', '50~60%', '60~70%', '70% 이상'으로 구분하는 정량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방대본은 이밖의 지표에 대해서는 정량적 수치를 기반으로 '정성 평가'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위험도는 일상회복 전문위의 방역·의료 분과위원회 자문을 거쳐 방대본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최종 평가한다. 평가는 △주간 평가 △단계 평가 △긴급 평가 등 각 상황에 맞춰 진행하기로 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 간 격차를 고려해 전국 단위 외 수도권·비수도권의 위험도도 구분해 평가한다.
단계평가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다음 단계 이행여부를 결정짓는 평가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시작된 일상회복 개편에 대해 4주 동안 시행하고, 2주 간의 평가를 거쳐 '6주'를 기반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1단계가 3주차에 접어든 만큼 12월 셋째 주에 2차 개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해당 평가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다.
방대본은 "평가지표 및 기준은 주간평가와 동일하다"며 "4주간의 위험도 및 위험요인과 조치방안 등을 공개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평가주기는 단계 이행 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긴급평가'는 이와 별개로 '중환자병상 가동률 75%' 이상 등 위험도가 높은 비상상황에 실시된다. 주요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비상계획 실시여부 및 조치사항 등을 최대한 신속히 논의,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방대본은 충족요건으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75% 이상 도달 시 △주간평가 결과, 위험도가 '매우 높음'인 경우 △4주간 단계평가 결과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그 外 방역의료분과위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방대본 또는 중수본이 판단한 경우를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비상계획 발령기준을 놓고 "어느 지표 하나가 얼마를 초과하면 바로 비상계획을 발동한다, 와 같은 내용은 아니다"라며 "핵심이 되는 지표 등을 중심으로 평가를 하되, 질적인 평가 등 정성평가를 같이 하고 또 관계부처나 (일상회복 지원위의) 여러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계 이행이나 비상계획 시행 여부는) 일상회복 지원위의 자문을 거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중앙부처, 지자체와 검토해 결정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당국은 이달 2째 주(11.7~11.13)의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수도권의 유행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은 주간 평균 56%로 60%에 채 못 미쳤지만, 수도권은 69.5%로 7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가동률은 34.9%에 그쳤다.
방대본은 "대응조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발생지표 역시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뚜렷하고, 수도권 발생이 비수도권의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수도권의 발생률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예방접종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의 추가접종률은 19.6%로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직전 주(263명)보다 76명이나 늘어 33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전반적으로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양상으로 수도권에서의 의료체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60세 이상 및 고위험군에서의 추가접종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특히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입소자와 종사자께서는 4개월로 (접종간격이) 단축된 일정에 따라서 추가접종을 꼭 받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