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언급 11번…지난해 23번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
25일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문의 따르면, 지난해 각각 25번과 23번 등장했던 '코로나'와 '방역'이란 단어가 확연히 줄었다. 올해 코로나는 15번, 방역을 11번 쓰였다. 두 단어 모두 절반으로 준 셈이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 자리를 '회복'이란 단어로 채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회복이란 단어를 27번이나 썼다.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위기'를 33번, '경제'를 32번 섰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43번, 위기를 28번 언급했던 것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 모습이다.
시정연설은 단순히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보다는, 예산안에 담긴 국정 철학과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다. 내년도는 경제 회복과 일상 회복에 확실한 강조점을 뒀다는 점을 이날 시정연설을 통해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문재인 정부의 가장 뼈 아픈 정책 실패로 꼽히는 '부동산'이란 단어는 올해 연설에서도 1번만 언급됐다. 지난해와 2019년 연설에서도 각각 1번씩이었다. '검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급되지 않았다. 2019년 27번이나 언급됐던 '공정'이란 단어는 올해 1번만 사용됐다.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된 언급도 평소보다 비중이 줄었다.
최초로 매해 시정연설한 文대통령…국회 총 9번 찾아
문 대통령은 이날 박병석 의장과의 연설 전 환담에서 "요새는 대통령 시정연설 하는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돌아보니 꼭 그러지 않았고 과거에는 국무총리께서 대독한 경우도 많았고 대통령과 번갈아 가면서 했다. (매해 시정연설 한 것은)제가 최초인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예산안을 잘 처리해주시고 6번의 예산도 늦지 않게 통과시켜 주셔서 정부가 위기 국면을 잘 처리했다"며 "입법성과도 하나하나 통과된걸 놓고보면 대단히 풍성하다. 정치가 시끄러운 것 같아도 그래도 할 일은 늘 해왔고 정부가 필요로하는 뒷받침이 되는 충족해주셨다고 하는 생각이 든다"고 사의를 표했다. 지난해 시정연설 사전 환담 당시 국민의힘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가 불참했던 것과 달리 야당 지도부 모두 참석했다.
與 연설중 17번 박수…野 '대장동 특검 수용하라' 피켓 시위
하지만 문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언제나처럼 극명하게 엇갈렸다.올해 여당은 문 대통령의 연설 중 17번의 박수를 보냈고, 퇴장 중에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반면 야당은 문 대통령이 국회에 들어설 때부터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 거부 진실 은폐 그 자가 범인이다', '성역없는 공정 수사 특검법을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화차찬을 틀어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때보다 철저한 예산 심사로 이 정권의 안이한 재정인식과 무책을 단호히 바로 잡을 것"이라고 했다. 604조 4천억 원 규모의 확장적 예산 기조를 유지한 정부에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 중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석에 '대장동 의혹 특검 수용하라'는 푯말을 내걸고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역시 야당 좌석 쪽을 향해 걸어나가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악수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