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통해 누리호 발사 관련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 수석은 "이번 10월 누리호 발사는 1-2-3단의 완전체가 조립되어 우주로 발사되는 첫 발사체 비행시험으로 세계적으로도 성공률이 30%가 채 안 되기 때문에, 대통령님의 현장 참관일정 추진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혹여라도 실패시에 대국민 연설을 어떻게 하느냐도 큰 고민거리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는 실패시에 대통령은 생방송 연설없이 연구원 격려만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논의가 됐지만 문 대통령은 "실패시에도 직접 생방송 연설을 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문 대통령이 "설사 발사가 실패한다고 해도 우주개발은 실패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고, 결국 시간의 문제"라며 "세계적으로도 첫 발사의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우주개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누리호 발사 현장의 참관을 결정한 것"이라고 참모들을 설득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보좌관의 궤도 미안착 보고를 받고 생방송 연설을 직접 수정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박수경 과기보좌관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컨셉의 톤 다운된 버전으로 연설문 수정을 제안 드렸으나, 문 대통령은 '비록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 시키지는 못했으나 1, 2단 연소와 분리, 페어링까지 다 성공했으니 과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취를 최대한 축하하는 연설문으로 작성하겠다'며 직접 연설문을 수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위성 속도가 충분하지 못했지만 위성의 목표 고도를 성취한 것은 국민께 알려야 한다"면서 본인이 연설문을 수정했고, "발사체를 고도 700km까지 도달시킨 것은 대단한 성취"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후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연구진들의 사기를 북돋워드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누리호 발사체 3차 최종 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기내에서 직접 SNS 메시지를 작성하고 과기보좌관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는 등 우주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날의 성취는 오롯이 우주산업 관계자들의 공로 때문"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있던 일화만 소개하고 평가는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맡기겠다"고 했고, 댓글에는 이와 관련해 여러 평가와 의견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