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대북협상책임자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종전선언 방안 등에 대해 협의했다.
김 대표는 협의 뒤 노 대표와 함께 국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 본부장과 한국의 종전 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이번 주말 서울에서 이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들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가 우리정부와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그 만큼 두 정부간 협의가 진전돼 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석한 노 본부장도 "오늘 회담의 상당 부분은 종전선언 관련 심도 있는 협의에 할애됐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측이 이렇게 전향적인 자세로 바뀐 것은 우리 정부의 노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서훈 안보실장이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워싱턴에서 만나 종전선언 문제 등을 협의하는 등 우리정부는 대미 설득에 치중해 왔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리나라를 방문중인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장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정부는 종전선언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이 것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도록 개시도 못하고 있는 북미 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도 최근 잇따라 서로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공개리에 밝힌 것도 역시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분위기 조성 차원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이번주말 서울을 다시 방문하는 김 대표가 "종전선언 제안을 논의했다"는 메시지보다 더욱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을 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