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대화 의지가 있다'면서도 최근 각종 무기체계를 연달아 언론에 공개하는 등 남북이 연달아 국방력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끊겼던 남북 통신선 복구가 가시화되면서, 9.19 군사합의에서 제시됐던 남북 군사공동위 등 해법이 실제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北은 지대공 미사일 쏘고 南은 국군의 날 대규모 입체 상륙작전
지대공미사일은 빨리 날아다니는 전투기 또는 미사일을 쫓아가기 위해 보통 레이더 유도를 받는다.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실시간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예상 경로를 미리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표적에 가까이 접근하면 자체적으로 시커(추적장치)를 켜 끝까지 쫓아간 뒤 격추시킨다.
즉 목표를 빨리(속응성), 정확하게(유도 정확도), 멀리서(공중목표 소멸거리를 대폭 늘인) 격추시킬 수 있도록 운용하는 기술을 검증했다는 뜻이 된다.
전투기나 미사일을 노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방어용 무기이기는 하지만, 우리 군 항공전력이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현실에서 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는 없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체계를 공개한 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 군을 신뢰하고 우리의 든든한 안보태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국제사회에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군 최고통수권자의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책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며 이는 곧 우리 군의 사명이기도 하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와 군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틀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국가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최우선적인 권리"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에 대해 "우리 공화국(북한)을 '견제'한다는 구실 밑에 각종 군사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이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우리를 자극하고 때없이 걸고 드는 불순한 언동들을 계속 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한국)에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고,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경색되어 있는 현 북남(남북)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남북 모두 "평화 위해 국방력 강화"…긴장 낮출 해결책 시급
일단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겠다고 북한, 그것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먼저 밝힌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긴 하다. 연락채널은 관계에 있어 기본이며 여러 현안에 대한 협의가 이를 통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까지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선결조건으로 군사안보 분야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이중기준이란 쉽게 말해 한국도 국방력 강화를 내세우고 전력을 증강하고 있으면서 왜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은 '도발'로 규정하느냐는 논리다.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에는 70년 가까이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적대시 정책의 한 원인으로 보고, 이를 법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정치적으로는 마감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종전선언 자체가 적대시 정책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 중 하나인 셈이다.
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을 통해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한평정책연구소 정대진 평화센터장은 "남북대화 재개 자체는 북한의 '이중잣대' 철회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며 "남북 전력증강 문제 등은 (9.19 군사합의에서) 이미 합의된 남북군사공동위를 실행해 포괄적으로 풀어나간다는 원칙적 입장으로 대응해 남북관계 제도화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