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타겟 된 윤석열, '작계', '원가주택' 구체적 질의에 진땀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이 세 번째로 격돌한 26일 TV토론은 시작부터 윤 전 총장을 향해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각 후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주도권 토론 시간을 나머진 후보들 중 2명에게 질의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상위권 경쟁자들은 주로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경륜을 쌓은 홍 의원은 전쟁시 대북 군사 작전인 '작전계획 5015'를 꺼내들었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해 "작계 5015가 발동되면 대통령으로서 제일 먼저 뭘 해야 되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남침에 발동되는 게 작계가 아니냐"고 얼버무렸다. 홍 의원이 재차 질의하자 윤 전 총장은 "일단 미국 대통령과 먼저 통화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홍 의원은 "작계 5015가 발동되면 이미 미국 대통령과는 협의가 끝난 것"이라며 "전쟁 개시 여부를 두고 결심을 하고, 선공(선제공격) 후 대국민 발표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차 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주택청약가점 공약 구상 과정에서 수집한 인터뷰 자료를 재차 요구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유 전 의원의 자료 요구에 응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이 해당 자료를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인터뷰하는 과정과 대상자를 우리 측이 다 보내드렸다"고 했음에도 공방이 이어지자 "(인터뷰를) 조작했다는 것이냐. 굳이 공개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그 정도면 된 거지 공약을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수사 실무자로서 45년 형을 구형 후 지금은 사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은 "개인적으론 이 정도 고생했으면 댁에 돌아가시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며 "구형은 양형기준표에 따라 처리한다. 구형은 재판에서 한 것이고 사면은 정치적인 것 아니냐"고 답했다.
하태경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발표한 청년원가주택 공약의 세부 조항을 구체적으로 질의했다. 하 의원은 "공약에서 청년이 34세 이하로 돼 있는데 40~50대도 (원가주택을) 신청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구체적인 비율이 없어 청년층이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비율은 안 정했지만 청년층들에게 (청약권을) 대부분 주고, 자녀가 있는 무주택자들은 역세권 주택 청약에 배정하기로 했다"만 했다. 역세권 재건축과 관련해 재개발‧재건축 지역에서 완공까지 걸리는 기간 질의에 윤 전 총장이 "뭐 한 4~5년 걸리겠죠"라고 하자, 하 의원은 "한 10년은 걸린다"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주로 유 전 의원을 향한 질의에 할애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부가가치세 감면 공약을 내놨다면서 유 전 의원은 반대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중부담‧중복지를 해야 하는데 세금 부담이 필요하다면 문재인 정부처럼 국가 채무를 늘릴 게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이 세금을 부담하는 게 맞다"며 "부가세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이 제시한 부부 합산 육아휴직 6년 공약도 거론했다. 윤 전 총장은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 비율이 1%도 안되는데 6년 육아휴직 공약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고, 유 전 의원은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0.8도 되지 않아 지구상 이정도 최악의 저출산 문제를 겪는 나라는 없다. 다른 나라를 본받을 게 아니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으로 번진 화천대유, 특검엔 공감…곽상도 징계 처리엔 이견
유 전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곽 의원의 아들이 50억원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다"며 "당 지도부가 곽 의원을 출당시키고 제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곽 의원의 탈당을 받아주는 게 아니라 더 단호한 조치로 부패를 끊겠다고 했어야 했다"고 했고, 하 의원은 "곽 의원의 자녀가 50억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꼬리에 불과하고 몸통은 따로 있다.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곽 의원이) 당에서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탈당계를 접수해서 받아줘야 나가는 것 아닌가"라고 자진 탈당에 무게를 실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썩지 않은 곳이 없다.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 이뤄야 한다"고 했고, 황교안 전 대표는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권교체를 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