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직후 호주의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핵심동맹국인 미국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미중 사이에서 선택하지는 않겠다고 못을 받았었다.
그는 과연 미중간 균형외교를 포기한 것일까? 그랬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타임스는 16일 '왜 호주는 아시아에서 유지되고 있는 미국에 집문서를 베팅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전날 발표된 '오커스'에 얽힌 국제관계의 함수에서 호주로 상수로 보고 그 이유를 분석한 기사다.
신문은 우선 '오커스' 결성 합의는 호주가 중국과의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를 열어놨다고 진단했다.
모리슨 총리는 전날 3국 정상들간 '오커스' 결성 발표장에서 "우리 지역에서 우리가 수십년간 만끽해왔던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환경은 끝났다. 호주와 동맹국들 앞에 새로운 도전이 놓여진 신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결별 통보임을 충분히 알게 하는 언사다.
이 신문은 호주의 이 같은 변심 이유로 최근 중국의 보복을 꼽았다.
호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호주의 탈중국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 와인, 쇠고기, 랍스터, 보리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또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주는 미국이 자국에 대한 전략적 평가를 높게 보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국립대의 휴 화이트 국방분석관은 "미중간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미국은 호주에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할 것"이라며 "미국이 호주에게 핵기술에 대한 접근을 허용해준다면 그 것은 호주가 중국과의 잠재적 전쟁에서 병력을 전개시킬 것이라고 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호주가 전쟁 개입 가능성의 위험 마저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는 뜻이다.
시드니 대학 제임스 커란은 호주의 이번 '오커스' 참가를 "호주 역사상 가장 큰 전략적 도박"이라고 평가하면서 "호주가 미국에 집문서를 걸었다"고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