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임기가 1년 남짓밖에 남지 않은 박 시장이 무리하게 최측근을 고위직에 앉힌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등 시청 안팎이 어수선한 모습이다.
부산시는 지난 2일, 박형준 부산시장 체제에 첫 인사를 단행했다.
2급 이사관급에는 4명이, 3급 부이사관급에는 10명이 승진했다.
2~3급이 맡던 직위에 2급을 승진, 보직을 부여했다.
3급 이상 승진자는 14명에 달한다. 부산시 사상 최대 많은 인원이 승진했다.
이 가운데 A행정자치국장이 격상된 도시균형발전실장으로 승진한 것은 사실상 '셀프'승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8일, 취임하자마자 부산상수도사업본부에 있던 당시 A본부장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박 시장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낼 당시 청와대에 파견온 A국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취임 하루만에, 그것도 딱 1명만을 위한 인사를 낸 것은 박 시장이 빠르게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이후 박 시장 체제 첫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균형재생국이 도시균형발전실로 격상됐고, A국장은 이번 인사에서 도시균형발전실장으로 승진했다.
행정자치국장은 시정 살림을 총괄하고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막강한 자리다.
인사, 조직개편 등 시의 핵심 업무는 물론, 부울경 메가시티, 자치분권, 자치경찰제 업무도 행정자치국 소관이다.
'셀프 승진' 논란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A국장이 인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오면서 지난 1일 부산시청 직원 익명 게시판에는 '호랑이 등에 앉은 모 국장의 셀프승진과 먹튀'는 성토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합원이라고 쓴 작성자는 '시장님 1호 인사 행정자치국장, 과연 얼마나 점수를 줘야 할까? 호랑이 등에 앉아 셀프승진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비판글을 공개적으로 올렸다.
B실장은 지난해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초량지하차도 참사 당시 부산시 시민안전실장직을 맡았다.
검찰은 참사의 책임을 물어 부산시, 동구청 등 공무원 11명을 무더기로 기소했고, 1명은 구속됐다.
하지만, 정작 부산시 안전관련 부서의 수장인 B실장은 책임을 면했다.
이후 B실장은 도시계획실장을 지낼 때도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부지가 결국 민간에 매각되자 부산시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상 업무를 수행하는데 '치명적'인 실책이 있었는데, 이를 책임져야 할 고위급 간부가 승진을 한 것은 시가 밝힌 '능력'에 따른 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국장급인 C정책관은 인사에 불만을 품고 주요 행사 당일 연차를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하고 있다.
C정책관은 지난 1일, 승진대상이 아닌 사실을 알고 오후에 바로 귀가했고, 다음날 기습적으로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C정책관이 연차를 낸 날은 소상공인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 경제 AS현장 방문 등 민생관련 현안 행사가 잇따랐지만, 실무 정책관이 사전 예고없이 행사에 모두 불참한 것이다.
또, 이번 인사가 고시 출신의, 고시 출신을 위한 인사였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박형준 체제 첫 인사를 두고 부산시 안팎이 어수선한 모습이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박형준 부산시장은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중앙정부와 매칭이 안되는 부서까지 만드는 등 과도하게, 큰 폭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부산시 2,3급 현황, 인사적체 등을 고려한 인사인지, 고시출신을 위한 조직개편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