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식당업주 유족 (익명)
한 김밥집에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그 전날 배달 앱을 통해서 ‘주문으로 받은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 달라’ 이겁니다. 업주는 납득이 가지 않았지만 그 1개를 환불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고객은 전날 주문한 전체 메뉴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폭언이 쏟아졌고요. 결국 전체를 환불해 주겠다고 했는데 이어서 배달 앱 운영사 측에서도 업주에게 경고성 전화를 합니다.
상황을 설명하던 업주는 뒷목을 잡고 쓰러졌고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 기막힌 사연은 서울의 한 김밥집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입니다. 지금부터 그 사망한 김밥집 업주의 딸 인터뷰를 들려드릴 텐데요. 그 가족이 운영하던 김밥집을 지금 딸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준비 때문에 생방송 인터뷰가 불가능해서 저희가 어제 녹음을 했습니다. 김밥집에서 전화 인터뷰를 한 거라서 좀 소음이 있어요, 여러분. 배경 소음이 있다는 점 양해해 주시고요. 지금부터 상황을 들어보죠.
◇ 김현정> 어려우신 상황인 건 압니다만. 제가 조금 위로도 해드리고 조금만 상황을 좀 듣고 제가 방송에서 전달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 유족> 아, 네.
◇ 김현정> 그분들이 시킨 메뉴가 정확히 뭐였습니까? 제가 듣기로 김밥, 만두, 새우튀김 뭐 이런 거였다고 들었는데요.
◆ 유족>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날은 아무 연락이 없었고 다음 날 연락이 왔다는 게 맞습니까?
◆ 유족> 네, 다음 날이요. 처음에 주문하셨을 때 새우튀김 하나가 이상하다고 하셔서 저희 가게 측에서는 두 개 다 드시고 하나가 이상하면 하나만 (환불) 해 드리겠다고 했는데 손님분께서는 그거 환불을 원하시지 않으셨나 봐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 부터 폭언을 저희 엄마한테 하셨거든요. 뭐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라고 (환불) 해달라고 계속. 그러니까 상황 설명 하는데도 ‘해 줘, 해 줘, 해 줘’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고요.
◇ 김현정> 그러면 그 소비자는 새우튀김 2개 말고, 전체 먹은 거, 김밥 만두까지 전체를 다 환불해 달라 그 요구였습니까?
◆ 유족> 네. 나중에는 전체 환불해달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 김현정> 그건 다 먹었다면서요?
◆ 유족> 모르겠어요. 그냥 쿠팡이츠 상담사 말로는 기분이 나쁘시다고, 전체 환불을 요구하셨으니 저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요. (환불) 해달라고 계속, 가게 장사 당장 해야 되는데 해달라고 전화를 계속 하시니까요.
◇ 김현정> 전화가 몇 통이나 왔습니까?
◆ 유족> 쿠팡이츠한테는 4번 왔고요. 손님한테는 3번 왔어요.
◇ 김현정> 그래서 결국은 그 전체도 환불해 주시기로 하신 거죠?
◆ 유족>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원하는 대로 전체 환불을 받았으면 끝나야 되는데 그분이 근데도 별점 테러를 하고 항의를 하고 계속 그런 겁니까?
◆ 유족> 네, 그때 이후로 이제 리뷰 그렇게 남기시고 하셨죠.
◇ 김현정> 그러면 쿠팡이츠한테는 언제 또 전화가 온 거예요? (고객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별점 테러도 다 당하고 했는데 쿠팡이츠한테는 왜 전화가 또 온 거죠?
◆ 유족> (어머니가 쿠팡이츠에) 상황 설명하던 중이었어요.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쿠팡이츠 측에도 알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입장을 얘기했는데 이제 그렇게 설명하시다가 쓰러지게 되신 거예요. “아 머리 아파. 혈압 올라” 이러면서 그러고 바로 전화 안 끊고 쓰러지셨어요. 전화 붙잡고 쓰러지셨어요.
◇ 김현정> 그 화면을 제가 봤거든요 그런데 그 쓰러지시는 상황을 알면서도 다 듣고서도 쿠팡이츠 측에서는 ‘앞으로 조심해라’라는 그 경고를 또 했다면서요?
◆ 유족> 네 그렇죠. 근데 제가 보기로는 거기(쿠팡이츠) 내부에서 상황 설명을 제대로 안 했나 봐요. (상담원이)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시고. 조심해 달라만 하고
◇ 김현정> 쓰러지고 병원에 실려 가신 상황에서도 전화가 몇 번 더 왔습니까? 배달앱 측에서?
◆ 유족> 한 번 더 왔어요.
◇ 김현정> 조심해 달라고?
◆ 유족> 네.
◇ 김현정> 가족들은 진짜 기가 막히셨겠는데요?
◆ 유족> 네, 그렇죠. 사실 이렇게 언론에 공개하게 된 이유가 쿠팡이츠나 그 손님이나 책임지지 않으시고 서로 나 몰라라 하시고 묵인하시고 이래가지고 저희가 이렇게 하게 된 거거든요.
◇ 김현정> 3주나 어머님이 병원에 더 누워 계셨잖아요. 그때 좀 하소연을 해 보셨어요? 그 상황에 대해서?
◆ 유족> 항의는 했죠. 이런 상황에서 저희 어머니가 쓰러지셨고 우리는 법적으로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까지도 별 말 없으셨어요. 그러고 나서 이제 이렇게 뉴스에 보도되고 하는 거 보고 이제서야 막 뒷수습하기 바쁘시더라고요.
◇ 김현정> 연락이 왔습니까?
◆ 유족> 오늘 가게로 찾아오셨어요. 관계자가.
◇ 김현정> 뭐라고 말씀을 하세요?
◆ 유족> 사실 얘기도 안 나눴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정말 어이가 없고. 이제 와서 뭐 어떻게 해요. (어머니는) 돌아가신 분이고,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인데. 그때 처음에 초반에 대처를 잘 했더라면 저희도 이렇게까지 안 했을 테고, 그냥 그대로 할 말 없다고 돌려보냈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어머님 쓰러지시기 전에 그러니까 소비자로부터 험한 말 듣고 나서, 폭언 듣고 나서 상태가 안 좋으셨던, 어떤 전조 증상이 있었습니까.
◆ 유족> 제가 그때 그 자리에 없어서 저는 몰랐는데 같이 일하시는 직원분이 이제 화장실에서 (어머니가) 우시고 나오시는 걸 봤거든요.
◇ 김현정> 화장실에서 눈물 훔치고 맘 추스르고 또 장사하는데 또 전화 와서 또 항의하고. 뭐 이런 일들이 이어져서 그걸 (쿠팡이츠에) 설명하다가 쓰러지신 거군요?
◆ 유족> 네.
◇ 김현정> 전에 이런 일이 자주 있었습니까? 이렇게 장사하시는 분들이 자주 겪는 일이에요?
◆ 유족> 솔직히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메뉴에도 없는 음식 서비스로 달라, 이런 거는 있는데 뭐 장사하다 보면 그런 요구 많이들 받잖아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우리 가게 음식 많이 시켜주세요, 이러고 서비스 차원으로 그런 거는 이해하고 넘어가고 하는데. 이거는,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서요. 아무리 생각해도.
◇ 김현정> 그렇죠. 그 별점 테러까지 했다고 그랬잖아요. 환불해 줬는데도.
◆ 유족> 별점이 5개 만점인데 하나만 해 놓고. 이제 글을 이제 써놓으신 거죠. 개념 상실한 주인이에요. 시키지 마세요. 이런 식으로 올려놨더라고요.
◇ 김현정> ‘개념 상실’ 어머님이 그거 읽고 더 혈압이 오르셨겠네요?
◆ 유족> 아니요. 저희 어머님은 그것도 확인 못 하시고 쓰러지셨어요. 나중에 저희 가족이 확인을 한 거라서.
◇ 김현정> 어머니께서 이미 쓰러지시고 나서 별점 테러가 있었군요?
◆ 유족> 네
◇ 김현정> 참.. 혹시 이게 지금 기사화 되고 나서 그쪽 소비자로부터 연락받거나 한 게 없습니까?
◆ 유족> 없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굉장히 큰 화제가 됐잖아요. 그런데도 전혀 없어요?
◆ 유족> 그때 어머니 쓰러지시고 난 이후에 이제 저희 아버지가 (고객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셨는데, 이제 그분은 인정을 안 하시죠. 왜 자기한테 그렇게 말을 하냐. 그쪽이 뭐 잘못해서 쓰러진 건데 왜 나한테 책임을 묻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냥 회피하셨어요, 인정도 안 하시고 자기, 그 고객 기준에서도 억울하다고 하시고요.
◇ 김현정> 그 고객이, 소비자가 자기가 억울하다고요?
◆ 유족> 네.
◇ 김현정> 아니 자신이 뭐가 억울합니까? 환불 다 받았는데?
◆ 유족> 저도 모르겠어요. 뭐가 그렇게 억울하신지, 돌아가신 분보다 억울하실까. 그게 이해가 안 가네요.
◇ 김현정> 어머니 연세가 지금 쉰두 살밖에 안 되신 상태였는데 평소에도 혈압은 좀 있으셨던 건가 봐요?
◆ 유족> 아니요. 저희가 이번 올해 봄에 건강검진 하셨는데, 그때도 이상이 없으셨어요. 건강하셨어요.
◇ 김현정> 참.. 그렇게 쓰러지시고 나서 3주 동안 한마디 말씀도 못 하시고. 그냥 의식 불명으로 돌아가신 건가요?
◆ 유족> 네. 뇌사상태에서 병원에 계속 의식 없이 누워 계시다가 바로 돌아가셨어요. 3주 뒤에.
◇ 김현정> 쉰 둘 밖에 안 되신 어머님이요?
◆ 유족> 네
◇ 김현정> 가족들의 충격이란 건 정말 이루 말할 수도 없겠네요.
◆ 유족> 네. 우울하고 기가 막히고 아무런 얘기도 못 해보고 이렇게 쿠팡이츠랑 그 고객이랑 전화하다가 마지막을 그렇게 보내셨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고. 그 와중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고. 그게 너무 힘들어요. 저희 아버지는 (어머니와 식당에서) 같이 일하셨는데 충격 때문에 일도 못하시고. 저만 이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다 충격으로 지금 쓰러지신 거군요, 누워 계시는 거군요?
◆ 유족> 네네.
◇ 김현정>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김밥집 문 닫을 수는 없어서 지금 나와 계시는 따님 심정도 참 이게..
◆ 유족> 네, 힘들죠. 힘든데 저까지 이렇게 돼버리면 가족들도 엄청 힘들 테니까. 그리고 먹고 살려면 가게를 계속 운영해야 되잖아요. 그러고 있어요.
◇ 김현정> 이게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인데 어려운 상황을 이렇게 공론화시켜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유족> 네.
◇ 김현정> 힘내시고요. 고맙습니다.
◆ 유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네, 새우튀김 환불 사망사건. 그 사망한 분식점 업주의 자녀를 연결해 봤습니다. 음질이 썩 좋지가 않았죠, 여러분. 김밥집에서 사망한, 돌아가신 어머님 대신 딸이 지금 김밥집을 지키고 있어요. 장사를 하면서 저와 전화통화를 한 거라 조금 음질은 좋지 않았습니다.
어제 가맹점,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서는 기자회견도 가졌습니다. 배달 앱을 통한 음식 주문의 경우에는 어떤 다른 환불기준이 좀 정확히 마련돼야 한다. 음식점에서 뭘 먹다가 문제가 생기면 점주한테 확인을 시키고 환불이 가능한지 안 한지가 판단이 되지만, 배달 앱을 통해서 배달을 받은 경우에는 이게 환불을 어떻게 해 줘야 되는 건지, 할 수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이 기준이 매우 애매하다는 거예요. 이것에 대한 정확한 기준, 특히 별점테러가 벌어질 경우, 그야말로 블랙컨슈머의 테러가 벌어질 경우에는 업주들이 무방비라는 상황. 이 상황에 대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는 점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희가 이 고객 측이나 쿠팡이츠 측에 반론이 있다면 그것도 방송해드릴 것을 약속드리면서 여기까지 인터뷰 마치죠. 김밥점주 업주의 가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