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는 11일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에 대한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부부의 딸과 아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조 전 장관의 딸과 아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어서 증인으로 채택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우선 나와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보겠다"며 "형사소송법상 증인이 거부권 행사하는데도 검사의 개별 질문을 허용할 지는 관련 규정을 검토해 증인신문 기일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딸 조씨의 경우 불출석하지 않는다면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아들 조씨는 정 교수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모든 질문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한다고 소환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변호인이 말하듯 공소사실의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고 그렇다면 (소환을)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언쟁에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부부 측에서 관련 증거 의견을 안 낸 이유 등을 들어 당초 계획대로 두 자녀를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달 25일 오전 딸 조씨를 먼저 소환하고 같은날 오후 증인으로 채택한 한인섭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한 전 센터장은 지난 2009년 딸 조모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실제 인턴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확인서를 받았다는 의혹에 관련된 인물이다.
검찰은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 원장 허락 없이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을 함께 인턴 활동을 하지 않은 딸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만들어준 혐의로 기소했고 정 교수의 경우 해당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이미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과 입시비리 의혹을 분리해 감찰무마 의혹부터 심리했고 이에 그간 법정에는 조 전 장관과 공동 피고인인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만 출석했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 부부가 피고인석에 함께 선 것은 재판이 시작된 후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정 교수의 1심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이 나오기는 했지만 당시 조 전 장관은 증인 신분이었다.
먼저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 교수는 구치소에서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나왔다. 법정에서 마주한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치고 짧은 말을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