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열사 34주기…열사 육필, '폰트'로 재탄생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공개되었던 조형물. 황진환 기자
1980년대 군사 정권에 항거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의 육필이 컴퓨터 서체로 재탄생한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 열사의 34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오는 9일 그의 생전 글씨체를 복원해 만든 컴퓨터 서체 '이한열 폰트'를 온라인에 공개한다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디자인 콘텐츠 업체 다온커뮤니케이션의 폰트 브랜드 다온폰트가 기념사업회에 먼저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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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폰트는 이 열사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84년 1월 19일 겨울방학을 맞아 고교생 새마을 수련회에 참가했다가 부모님에게 쓴 편지의 서체를 모델로 삼았다. "아버님, 어머님께 올립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수련원 생활에 관한 느낌과 가족을 향한 마음 등이 담겼다.

폰트는 한글 2350자와 확장글씨 224자, 영어 알파벳·아라비아 숫자·키보드상 특수문자로 구성된다.

올해 초 작업에 착수한 다온폰트 측은 이 열사 육필의 특징을 살린 폰트를 만들기 위해 직원 대부분이 편지 한 장을 수백~수천번씩 필사하며 글씨체를 체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한열 폰트는 기념사업회와 다온폰트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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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전두환 독재타도', '5·18 진상규명' 등을 내건 연세대 앞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져 한 달 후인 7월 5일 숨졌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달 1~9일을 '이한열 추모기간'으로 공식 선포하고 오는 9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제34주기 이한열 추모식'을 연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업회의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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