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후보는 어려운 인물이다. 비문, 비주류로 분류돼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했던 김 후보는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뒤 기회가 되면 정권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LH 투기 사태 직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퇴를 먼저 촉구한 것도 김 후보였다.
문 대통령이 16일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해 '미스터 쓴소리'인 두 사람을 발탁한 것은 민심을 균형있게 듣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어찌보면 어려울 수 있는 두 사람을 곁에 두기로 한 것은 그만큼 이번 선거의 패배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사람의 첫 포부도 "문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후보는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에 대해 원칙을 세워 쇄신하겠다"고 밝혔고, 이 수석은 "아닌 것에 대해서는 'NO'라고 할 수 있는 참모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현역 의원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내정해 내각에 의원들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균형을 맞춘 인사로 보인다. 이번 개각으로 18개 부처 장관 중 정치인은 7명, 비정치인은 11명이다.
다만, 마지막 개각에서도 문 대통령이 여성 장관을 많이 기용하지 못한 것은 오점으로 남는다. 5명의 장관 후보 중 여성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가 유일했다. 임 후보가 임명되면 18개 부처 장관 중 여성 장관은 3명에서 4명이 된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여성 장관 비율 30%'에는 못미친다. 이번 정권에서 첫 여성 총리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엔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여성 장관을 구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며 "가족이 반대하거나 배우자가 검증동의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