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與 당권레이스…'친문 책임론' 3人3色 차별화 전략은?

'지킬 사람' 내세운 홍영표…"단결" 외치며 갈등 봉합에 초점
'다시 시작' 강조한 송영길…민심 기반해 당명 빼고 다 바꾼다
'적극 행정' 강조한 우원식…개혁·불공정 등 다 잘못했지만 하나씩 책임묻는데는 반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 1차 회의에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14일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차기 당권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우원식, 송영길 의원이 15일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어서 당의 쇄신 방안을 둘러싼 신경전이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결…갈등 봉합에 초점 맞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홍영표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홍 의원은 '지킬 사람, 이길 사람'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당의 쇄신 목적이 재점검을 통한 정권 재창출인 만큼, 최근 거론되고 있는 당내의 문제가 분열의 씨앗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그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더 경청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장 실패한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소통과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 반성의 지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고칠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되 우리 민주당이 국민과 함께 걸어온 역사와 가치는 지켜내겠다"며 "이제 대선이 329일 남았다. 어느 때보다 단결과 책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단합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조국 사태,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LH사태를 비롯한 부동산 이슈 등과 관련해, 당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성론을 더욱 크게 공론화시키지 않고도 차기 당 지도부 차원의 의견수렴과 대안제시 수준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성향인 홍 의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친문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의원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친문이나 비문 프레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내 극소수의 주장일 뿐"이라며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판 빼고 다 바꾸자…전면 쇄신 강조하고 나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이한형 기자
송영길 의원의 기조는 '다시 시작'이다.

민주당의 기치를 민심을 기반으로 해 원점에서 다시 세우고 개혁에 나서야만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간 민주당이 보여 온 행보에 대해 가감없이 비판을 하며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조국 사태에 대해서는 "은폐하고 입을 틀어막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토론을 통해 객관화시켜 가야한다"고 지적했고, 2030세대의 민심 이반에 대해서도 "경험치가 낮다며 아이들을 윽박지르면 '아빠하고 말 안 해'라고 문을 닫아버린 후 투표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가장 실패한 분야라면서도 "부동산 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크게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과감한 손보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 의원은 "무능한 (부동산) 개혁에다가 위선까지 겹쳤다. 청와대 김상조 실장 건은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집값의 10%만 있으면 언제든 집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분양 무주택자에게는 LTV와 DTI를 90%로 확 풀어서 집을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 원인에 그간 논란이 됐던 각종 정치 현안은 물론 현 정부의 정책 실패까지 가감 없이 포함시키면서, 민심을 적극 반영한 전방위 쇄신을 강조한 것이다.

송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국민들의 요구는 대통령과 당명만 빼고 다 바꾸라는 것"이라며 "선거 후 쏟아져 나오는 자성의 목소리는 당내 소통 문화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다양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친문·비문 전당대회 아니다…정부 비판하며 균형찾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윤창원 기자
우원식 의원은 당내 친문, 비문 논란에 대해 "나도 내가 어디에 속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갈등 봉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재보선 패인에 대해서도 검찰개혁 미비, 한반도 평화의 미구축, 양극화, 불공정, 코로나19 대응 미흡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잘못이 있었다면서도 이에 대해 모두 잘잘못을 가릴 필요는 없다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만과 독선, 무능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겠다"고 했지만 그 사례들 중 하나로 꼽힌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하나씩 잘라내서 책임을 묻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간 정부·여당이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에 매진한 탓에 민생을 더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을 좀 더 강조하는 분도 민생개혁을 뒤로 미루자고 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며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이고 준비되는 대로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상 소급적용 등 정부의 신중함으로 인해 지원이 늦어지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대응에 대해서는 "국민의 인내는 화수분이냐"며 질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는 "국제법적인 조치로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오염수 방류 중지 잠정조치 신청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