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원전항. 어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어선 80여 척이 모인 이곳에서 조업을 나가거나 준비 중으로 분주했다. 원래는 도다리와 미더덕 등이 제철인 만큼 한껏 만선의 기대감에 부풀었겠지만 이날만큼은 한숨을 푹 쉬거나 분노하는 이들이 많았다.
송영환(74)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의 가까운 이웃은 일본이라는데 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 같으면 오염수 닿은 물고기를 먹겠나"며 "특히 마산은 깊숙한 연안이라 오염수가 느리게 들어오겠지만 물이 한 번 들어오게 되면 잘 빠져 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송 씨는 2.5톤급의 어선을 운영하며 어업 경력 50년이다.
장재훈(46)씨는 "일본 총리의 방류 결정은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짓"이라며 "마산 이곳에 양식되고 있는 홍합도 결국에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사람들 인식으로 인해 판매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홍합채취선 선장으로 이날 일찍이 홍합을 가득 싣고 원전항에 계류했다.
석외도(69) 원전어촌계장은 "일본정부는 나쁘다. 이웃에 피해를 주고 있다. 2년 뒤부터 오염수 방류하기 시작하면 한국에서 사람들은 물고기를 전혀 먹지 않을 것"이라며 "이건 죽는 꼴인데 일본 결정에 반대한다"고 했다.
유모(57)씨는 "일본 정부 행동이 심히 걱정이 된다. 우리는 조개, 물고기 잡아다 파는 사람들인데, 오염된 물에서 잡은 것들을 누가 먹겟나"며 "어민들이 다 들고 일어서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는 20대 후 지금까지 수산물 판매업을 하고 있으며, 제대로 어민들이 모여 집회 등의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산업계에서는 수산물 안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국내 소비가 크게 줄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 자명한 만큼 크게 우려했다. 마산 수협 직원 박모(53)씨는"당연히 판매 상황에 좋지 않을 것이다. 오염수를 먹은 물고기가 한국 해안에서 잡히면 우리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