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일괄 타결'…영업비밀·특허 침해 합의

공동 합의문 조율 중 오후 중 발표할 듯
한미 정부, 두 회사에 합의 압박…美 거부권 시한 직전 타결
K 배터리 위상 추락…협상 장기화 리스크 제거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관련 영업비밀‧특허 등의 침해에 대한 분쟁에 대해 합의하고, 11일 내용을 공개한다.

2019년 4월 LG 측이 SK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지 2년 만의 타결이다. 양측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분쟁 사항이 포함된 일괄 타결"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주말 사이 협상을 타결 짓고 현재 합의문에 포함될 구체적인 사안, 문구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날 오후쯤 동시에 자료를 낼 예정이다. 정확한 합의금액과 로열티 등의 사안들이 이날 공개될 합의문에 포함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전격 합의는 LG 측이 승소한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ITC 결정을 놓고,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Veto) 발동 시한은 11일, 우리시간으로 12일 오전까지였다.

합의 사실은 외신들이 먼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합의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공장 건설 등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ITC는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고 SK이노베이션에는 10년 수입금지 제재를 내렸다.

바이든 정부는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SK는 조지아 공장에서 철수하고, 유럽의 헝가리로 물량을 돌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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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지난 2월 ITC 최종 결정을 앞두고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나서 양사에 합의를 촉구한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분쟁 장기화에 의한 손실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SK 측은 미국 시장을 철수하더라도 ITC소송 항소,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손해배상 소송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소송을 이어간다는 것 자체도 이익보다는 손실이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폭스바겐이 국내 주력 품종인 파우치 형태 대신 중국의 주력인 각형 배터리를 차기 '통합형 셀'로 채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에 대한 중국과 유럽의 반격이 시작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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