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추진선은 54척으로, 총 발주량(254척)의 21.3%를 기록했다. 2019년과 지난해 가스추진선 비중이 각각 10.1%, 14.9%였던 것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올해 발주된 가스추진선 54척 중 40척을 수주하며 7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 세계 발주된 가스추진선 4척 중 3척을 가져간 셈이다. 한국의 가스추진선 수주 비중은 2019년(48.2%)과 지난해(47.8%)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최근 가스추진선 발주는 가스운반선을 넘어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을 포함한 탱커선까지 확대되고 있다. 과거 가스추진선은 선박이 연료로 사용하는 LNG나 LPG를 운반하는 가스운반선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친환경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벙커유를 주로 사용했던 다른 선종들도 가스추진으로 갈아타고 있다. 올해 들어 발주된 가스추진선 54중 37척은 탱커선과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비 가스운반선으로, 비중이 68.5%에 달했다.
최근 가스추진선 발주 증가는 황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낮춘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영향이 크다. 가스추진선은 황산화물 외에도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벙커유 사용 선박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스추진선이 다른 선박과 달리 높은 건조기술이 필요하다는 점도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가스추진선은 가스를 저장하는 연료탱크와 연료를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 제작이 필수적이고, 연료탱크 내부 온도도 초저온으로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