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단은 1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제기된 17개 의혹 가운데 13개 의혹은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2건은 특검에 인계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지었다.
해경 지휘부의 부실 대응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진상규명 방해 등 2건의 의혹은 사실로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유가족들의 고소·고발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수사 의뢰로 제기된 의혹은 세월호 침몰 원인, 해경의 구조 책임, 진상규명 방해, 증거 조작은폐, 정보기관 사찰 등 17개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자료 조작, 고(故) 임경빈군 구조 방기, 법무부의 검찰 수사 외압, 청와대의 감사원 감사 외압, 기무사와 국정원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등 13개 의혹이 무혐의 처분됐다. 특수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사하지 않았으며,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서면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유경근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2014년에 기소했어야 했던 해경들에 대한 추가 기소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검찰 특수단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몰 원인에 대해 기존 검찰 발표를 그대로 인정하고 추가 규명의 필요성을 부인, 차단했다"며 "피의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무혐의를 남발한 수사 결과"라고 했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오늘 수사 결과를 보고 어떤 판단을 하고 계시냐. 오늘 발표한 수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결론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던 스스로의 약속대로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서 진상규명 약속을 지킬 것인지, 고의적인 부실 수사가 아니라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수사를 어떻게 책임지고 이어갈 것인지 입장과 계획을 밝혀야 할 때"라고 짚었다.
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심리적인 타격이 상당히 심하다"며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엉망인 수사를 했을줄 몰랐다"라며 "검찰이란 조직에 실망을 넘어 분노의 감정마저 든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여러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관련 의혹을 함께 조사하고 수사 의뢰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사참위)도 특수단의 수사 결과를 비판했다.
박병우 사참위 진상규명국장은 통화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두 측면(모두)에서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사참위는) 조사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압도적인 자료를 수사기관에서 받아서 사참위가 나중에 진상규명을 하는 과정에서도 증거자료로 활용하려고 했는데, 총괄 결론이 이렇게 나온 게 아쉽다"고 했다.
아울러 "사참위가 수사 요청한 건에 대해 (관계자들의) 진술이 많이 바뀌었는데, (특수단이) 진술을 주로 다 이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특수단은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와 국가정보원의 관계자들이 세월호 유가족 동향을 파악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미행·도감청·해킹 등의 수단을 사용하는 등의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대공 혐의점이 없는 민간인을 기무사, 국정원이 사찰해도 도·감청만 안하면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임경빈 군의 구조를 방기한 의혹이 무혐의 처분된 것을 두고도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사참위와 유가족들은 특수단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사참위는 내일부터 국정원의 세월호 관련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 당시 국정원이 생산한 세월호 관련 문건만 64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