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달 만에 커피 앉아서"…모처럼 사람 붐빈 카페

카페 취식 허용 첫날 이용객 붐벼…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은 대부분 준수

18일 경남대 인근 한 카페. 이형탁 기자
"따뜻한 아메리카노 2잔입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 앞 한 대형 카페. 점심식사 뒤 시민들이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카페에 줄줄이 들어섰다. 카페 내 취식이 허용된 첫날인 18일 카페에 모처럼 이용객들이 붐빈 것.


카페 매장 내 취식 금지가 풀린 것은 거의 2달 만이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국 카페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포장·배달만 허용됐지만 이날부터 식당과 같이 밤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허용된다. 단 2명 이상이 커피·음료류·디저트류만을 주문했다면 매장에 1시간만 머무를 수 있도록 강력히 권고된다.

이날 카페 2층에는 30여 테이블에 손님 15명 정도가 착석한 상태였다. 이들 모두 취식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쓰라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마스크를 턱 밑으로 살짝 내리고 한 모금 마시거나 케이크를 떠 먹고 다시 제대로 착용하는 식이었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카페에 들른 주부 2명은 육아를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누기고 했다.

이형탁 기자
대학가답게 일명 '카공족'들은 마스크를 착용한채 개개인마다 열공 모드 상태였다. 노트북을 켜고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이어폰을 끼고 강의를 듣고 있었다. 김모(23)씨는 "2개월만에 카페에 앉았다"며 "토익 준비하고 있는데 카페에 나처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고 백색소음 효과가 나서 집중이 꽤 된다"고 말했다.

알바생들도 오랜 만에 바빴다. 수거함에 놓인 컵들을 치우고 손님이 앉았다 간 자리에 연신 분무기를 뿌리며 청소를 했다. 커피를 만들고 계산을 하느라 분주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카페 사장 서미연(57)씨는 "코로나로 작년 대비 매출의 10분의 1로 줄었다"며 "2개월 전 매장 착석이 금지됐을 때는 그보다 더하게 10~20잔 밖에 팔지 못했다"며 "이제는 카페 매장에 앉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매출이 올라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2인 이상 1시간 제한 권고'는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쉽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카페 내 취식 허용으로 사람들이 몰려 비말 등으로 인한 집단 감염이 발생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은주(21)씨는 "기본적으로 카페에서 친구 만나고 공부도 하는데 모이다 보면 감염된 채 집에 옮겨가 가족들을 감염시킬 수 있지 않을까 두렵다"며 "그래서 아직 카페 가기에는 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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