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민의의 중심인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각국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8일 사설에서 미국 체제의 상징인 의회가 폭도들에 의해 짓밟힌 것은 미국 사회의 분열과 그런 분열을 통제하지 못한 데에 대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많은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트럼프의 이런 입장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 습격 행위가 초당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패배한 측의 반복적인 선거결과 부정은 장기적으로 흔적을 남기고 바이든 행정부의 권위도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분석까지는 다른 국가 언론과 비슷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태와 2019년 홍콩 시위대들의 입법회 공격의 양상이 비슷했지만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9년 6월 시작된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가 폭력 양상을 띄었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시위대의 평화로운 민주화 시위에 초점을 맞춰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기회가 날 때마다 이 말을 끄집어 낸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미국 정치인들과 매체가 홍콩의 폭력 시위를 '아름다운 광경'이라고 묘사하며 과격 시위자를 민주 영웅으로 미화했는데 오늘 미국에서 발생한 일에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을 습격하다"는 주제의 글이 6억 4천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미국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웨이보에는 미국 시위대를 빠짝 쫓으며 시위 상황과 미중관계 전망에 대해 호언장담하는 기사도 올라왔는데 국영 통신사인 산화통신 편집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계정이었다. 이 계정에는 중국에서는 방화벽에 막혀 볼 수 없는 외국 SNS에서 가져온 연기 자욱한 의사당과 시위대의 모습들도 올라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