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성폭력과 아동 관련 사건들이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여성 후보론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4선의 우상호 의원만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지난 6일 조건부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시장까지 출마를 선언한 사람만 9명에 달하는 국민의힘과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까지 포함하면 보수야권 주자만 두 자릿수에 달한다.
그나마 우 의원도 자발적인 코로나19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상향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부동산 가격 상승 현상 지속 등으로 인해 고조된 불만 등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황이어서 이같은 후보난이 더욱 아쉬운 상황이 됐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집값 안정에 필요한 주택 정책과 더불어 '여성 리더십'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이 불거진 후 등장했던 여성 리더십론이 정인이 사건으로 재점화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남인순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인해 민주당이 젠더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며 "정인이 이슈와 관련해서도, 제도적인 보완도 중요하지만 이른바 '엄마의 마음'으로 이런 사건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봐달라는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의 이러한 목소리는 한동안 거취를 고심하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근 언론을 통해 "지금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면서 조금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여기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대표 등 야권의 주목받는 주자들의 대국민 인지도를 고려해 볼 때 당내 조직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우 후보보다 박 장관에게 강점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단순히 여성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엄마 리더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젠더와 아동 복지 등의 분야에서 차별화된 점을 보이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 장관은 최근 중기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소상공인 버팀목자금과 코로나19 백신 주사기 확보 관련 행정 업무가 마무리되는 대로 1월 안에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