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옵티머스' 하나은행 고위층 로비 의혹 정조준

검찰, 전 하나은행 임원 소환조사
금감원 전 국장, 하나은행 내 고교 인맥 김재현에 소개
'검은돈' 유입 묵인, 장부조작 등 윗선 개입 여부 수사

(사진=자료사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지목된 수탁사 하나은행의 부실한 관리에 대해 검찰이 2018년 당시 하나은행 윗선의 개입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 수탁영업부에서 돈세탁 정황을 방치하고 장부조작까지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로비가 있었는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보인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최근 하나은행 전 임원 A씨(현 하나금융 계열사 임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2018년 3월 당시 하나은행 임원이던 A씨의 사무실에서 윤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과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만난 경위 등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고교 선배인 윤 전 국장이 김 대표와 함께 와 명함을 교환한 정도일 뿐, 이후 어떠한 방식의 연락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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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찰은 비슷한 시기 윤 전 국장과 동문인 또 다른 하나은행 고위 간부 B씨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함께 서울 모처에서 회동했다는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진상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B씨는 김 대표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 이날 하나은행 공식 창구를 통해 "전혀 만난 사실이 없으며 검찰 조사를 받았거나 통보를 받은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A씨와 B씨 등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의 고위 인사들을 주목하는 것은 수탁사의 관리부실 행태가 단순히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와 표면상 아무런 관련이 없던 트러스트올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5차례에 걸쳐 740여억원을 하나은행 수탁영업부로 입금했는데도, 하나은행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당시 입금 명목이 투자회사들의 원리금 '대위변제'로 기재돼 펀드 거래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음에도 1년 이상 수탁사가 운용사나 감독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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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수탁영업부는 2018년 8월 옵티머스가 고객에게 환매해야 할 돈을 제때 메꾸지 못하자 은행에서 먼저 판매사에 돈을 보내고 빈 금액만큼 장부상 숫자를 임의로 고쳤다. 이같은 장부 조작은 그해 10월과 12월에도 반복됐다.

하나은행 측은 장부조작이 아닌 '조정' 차원이며, 트러스트올의 수상한 입금과 관련해서는 운용지시에 따라 집행하는 수탁사로서 돈의 출처를 감시할 권한과 책임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자산운용사는 물론이고 국민연금 등 거대 기관자금을 관리하는 시중은행 수탁부서에서 일어날 수 없는 수준의 관리부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고의적인 은폐나 방조, 윗선 개입 가능성까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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