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나영이 아버지)
조두순의 피해자, 가명입니다만 나영이 아버지가 ‘빚을 내서라도 이사 보내고 싶다, 정 안된다면 우리라도 이사 가고 싶다’ 최근 심경을 밝혔습니다. 조두순 출소가 80 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뾰족한 대책이 나오질 않자 이런 심경을 밝힌 건데요. 오늘 직접 아버지의 말씀, 들어보죠. 아버님 나와 계시죠.
◆ 나영이 아버지> 네.
◇ 김현정> 지금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보호수용법을 제정하자'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그래서 저희가 얼마 전에 안산시장 인터뷰도 했는데 혹시 들어보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안 봤어요.
◇ 김현정> 못 보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저는 특히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안산시장이 조두순을 만나든 아니면 가족을 만나든, 만나서 안산시민들이 이렇게 피해자도 가까이 살고 하니까 어디 좀 조용한 데로 가서.. 여기 와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러면 법으로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한번 직접 나서서 설득을 해서 국민들이 아니면 피해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가 있잖아요. 왜 꼭 법만 가지고 하는지 나는 그걸 모르겠어요.
◇ 김현정> '조두순을 지금 찾아가면 만날 수 있는 건데 이 모든 시민들 대표해서 설득을 해 보시면 어떻겠느냐' 그 말씀이시군요.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왜 법으로만 가지고서 안 된다, 안 된다 그런 얘기들만 하고 있느냐 이런 얘기예요. 제 얘기는 답답하다는 얘기죠. 오죽 제가 화가 나고 저기하면 제가 빚을 내서라도 이주하는 비용 대겠다고 할 정도로 내가 속이 터지고 답답해서 그 얘기를 한 건데 그런 방법을 왜 정부에서는 못 하냐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왜 피해자가 도망을 가야 되느냐, 왜 우리가 이사를 가야 되느냐' 지금 그 말씀하고 싶으신 거군요.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안산시민들 누가 여기 오는 걸 좋아하겠습니까? 그리고 또 그 사람이 다른 데로 간다고 그래도 그것도 또 모순된 점은 있긴 있어요. 그러나 어떤 방법을, 피해자가 도망치듯 어디로 이사가는 것보다는 이 가해자가 어디로 (갈 수 있게) 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느냐라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이렇게 사람 많은 도시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피해서 살아 주면 안 되냐'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왜 그걸 설득을 못 해 주냐, 이런 얘기예요. 예를 들어서 이 사람이 지금 68. 그러면 나와서 뭘 하겠습니까? 회사를 다니겠어요. 아니면 건설 노동자라도 해 보겠다. 누가 그런 사람을 어서오십시오 하고 데려다 쓸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요즘 일도 없는데다가 젊은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그러면 어디 조용한데다가 뭐 국유지라도 임대를 해 줘서 거기 가서 자기가 자급자족을 하든 아니면 거기서 뭘 하든 그런 식으로 어떤 그 사람을 좀 (피해자와) 떨어뜨리면서 그렇게 해 줄 수 있는 방법도 방법이 있잖아요. 왜 못 하냐는 얘기예요.
◇ 김현정> 지금 보호수용소법을 만들자는 얘기가 오가는데 그게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법적으로는 힘들대요.
◆ 나영이 아버지> 그러니까요. 왜 그것만 가지고만 얘기를 하느냐 이런 얘기예요. 제 얘기가 오히려 설득력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와서 먹고살기 어디 가서 쉽지 않을 테니까 국유지라도 빌려주마. 아니, 시장이 청와대 게시판에다가 청원해 달라고 올리는 게, 이게 이거는 시민들이 할 일이지 시장이 할 일은 아니잖아요.
◇ 김현정> ;일단 시장이 만나서 대화하면서 방법을 찾아라; 그 말씀이세요?
◆ 나영이 아버지> 그럼요. 당사자가 왜 못 만납니까? 가서 자기는 공무원이니까 얼마든지 교도소 측 협조를 얻어서 만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다른 직원을 보내든지 아니면 법무부를 통하든지. 뭐 안산시에서 법무부차관이 오고 이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다 오고 경찰에서 오고 전부 모여서 대책회의를 했어요. 그러면 내가 잘난 놈은 아니겠지만 아무리 못났어도 피해자 가족들 오라고 해서 어떻게 우리가 해 주면 좋겠습니까? 한 번 물어볼 정도는 되는 거 아니에요?
◇ 김현정> 그 대화는 사실 기본이죠. 없었습니까?
◆ 나영이 아버지> 그러니까 내가 하는 꼴들을 보면 진짜 어디 초등학생들 동아리 하는 것만도 못 하다고 내가 울분을 토하는 거죠.
◇ 김현정> 저는 지금 잘 믿어지지가 않은데 아버님, 그러면 어떤 정부 당국 혹은 시당국 이런 관계당국에서 ‘논의하자’ 연락 온 게 없어요?
◆ 나영이 아버지> 없어요. 그러면 아이고, 내가 그 사람들 기특하게 생각하지.
◇ 김현정> 아니, 지금 대책 세운다고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작 피해자들한테 '뭐가 필요하냐, 어떤 게 좋겠습니까?' 의논한 게 없다고요?
◆ 나영이 아버지> 전화도 없고요.
◇ 김현정> 전화도... 그러다 보니까 결국 불안해서 '정 안 되면 내가 이사 가겠소' 이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사실 이사라는 게 집이 마련돼야 하고 비용이 마련돼야 하고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 나영이 아버지>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우리는 아이들이나 친구들 모두 전부 밀어내고 떠나야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거기 토박이신데.
◆ 나영이 아버지> 그게 얼마나 저희들은 고통이고 괴롭겠어요. 참 고마운 게 항상 신의진 교수님은 자주 전화를 하시면서 건강체크를 체크를 해 주셨으니까 진짜 진작 그분은 자주 전화를 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나영이) 주치의 신의진 교수님은 지금도 종종 전화를 주시는군요.
◆ 나영이 아버지> 네.
◇ 김현정> 그거 감사한 일이네요. 아버님, 가명이긴 합니다마는 나영이는 어떻게 잘 지내고 있어요?
◆ 나영이 아버지> 그동안에는 조금씩 안정되면서 잘 지냈죠. 그런데 이제 이 시끄러운 이 상황을 또 아이가 알게 되면 또 충격을 받을까 봐서 그게 제일 불안하죠.
◇ 김현정> 내색은 안 해요? 아버님한테?
◆ 나영이 아버지> 네, 내색은 잘 안 하는데 고맙게도 자기가 뭐 이렇게 핸드폰이나 이런 걸로는 뉴스를 접할 수 있겠지만 TV를 아예 없앴어요. 그래서 그나마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 김현정> TV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TV를 없애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네. 방을 얻으면 요즘 다 옵션으로 주잖아요. 큰 걸 줬는데 그걸 자기는 안 보겠다고 반납해버리더라고요.
◇ 김현정> 오죽했으면 그럴까 싶은데 조두순이 4월인가요. 검사했는데 아직도 소아성애 이런 증상이 남아 있다는 그 결과는 혹시 들으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네, 뉴스를 봤어요.
◇ 김현정> 그거 듣고는 얼마나 놀라셨어요.
◆ 나영이 아버지> 제가 그랬잖아요. 편지에도 그렇게 썼는데 진짜 뭐.. 그동안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그러면 안산으로 온다는 소리를 어떻게 합니까? 그거는 나는 보복으로 판단을 해요. 어떻게 (피해자가 사는) 같은 동네로 온다는 소리가 나오겠느냐 이거예요. 반성했다면 피해자를 앞으로는 더 이상 힘들게 하면 안 되겠다. 그런 마음을 갖는 게 반성 아니겠습니까?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하겠다 그렇다면 자기가 떠나야 되는 거 아니에요?
◇ 김현정> '이곳으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피해자에게는 압박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돌아온다는 건
◆ 나영이 아버지> 보복 심리다, 나는 그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저는 무엇보다 나영이와 나영이 가족의 안전이 걱정이고 또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하거든요. 물리적으로 뭐가 있어서가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한데. 지금 당장 바라는 점은 '일단 조두순 만나서 그가 여기를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논의해 달라' 이게 될까요?
◆ 나영이 아버지> 그렇죠. 최소한 법으로 안 된다면 그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안산시나 정부에서 해야 될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그것도 저것도 안 된다고 하면 내가 이사를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정말 시에서라도 그렇게 아니면 정부에서라도 그렇게 설득해 주면 피해자 말고 또 안산시민들도 안심을 할 거 아니에요. 나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노력을 왜 못 하는지.
◇ 김현정> 저는 그래도 나영이 곁에 아버님처럼 현명하고 든든한 분이 계시는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아버님 용기 잃지 마시고요.
◆ 나영이 아버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나영이 아버지> 네.
◇ 김현정>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죠, 가명입니다. 나영이의 아버지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