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1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냈다. 그러나 안타 9개와 볼넷 1개로 5실점한 뒤 2 대 5로 뒤진 5회초 1사 1루에서 강판했다.
지난 25일 시즌 개막전인 탬파베이와 원정의 아쉬움을 씻지 못했다. 당시 류현진은 4⅔이닝 4탈삼진 4피안타 3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6 대 3으로 앞서 있었지만 5회 2사에서 강판하면서 5이닝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투구 수가 97개로 많았고, 장타를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5일을 쉬었지만 컨디션은 나아지지 않았다. 당초 류현진은 4일 휴식 뒤인 30일 등판 예정이었지만 하루를 더 쉬었다. 25일 투구수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날도 류현진은 속구 최고 구속이 140km 중반에 머물렀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지만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나오지 않아 효과는 반감됐다. 2경기 연속 투구 수 조절도 되지 않았다.
시작부터 힘겨웠다. 1회초 첫 타자 트레이 터너를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 후속 애덤 이튼을 커브로 삼진을 잡아낼 때만 해도 산뜻한 출발이었다. 시속 67마일(약 108km) 슬로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3번 스탈린 카스트로와 대결이 어려웠다. 카스트로는 풀 카운트에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싱커 등 류현진의 변화구를 6번이나 커트하는 끈질긴 승부 끝에 1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4번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에게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다만 카스트로 때문에 투구 수가 25개로 많아졌다.
선취점을 업은 류현진은 2회를 쉽게 풀어가는 듯했다. 커트 스즈키를 초구에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조쉬 해리슨은 슬라이더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도 2사 후가 문제였다. 카터 키붐과 또 풀 카운트까지 간 끝에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첫 볼넷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빅터 로블레스에게 2구째 중전 안타를 내줬고, 키붐이 3루까지 내달리는 사이 송구 과정에서 로블레스도 2루까지 진루했다. 류현진은 마이클 A. 테일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사 2, 3루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4구째 시속 136km 바깥쪽 슬라이더가 승부구였다. 2회 투구 수는 18개였다.
하지만 3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1사에서 이튼과 카스트로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에 몰렸다. 카브레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이어진 2사 1, 3루에게 스즈키에게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2구째 시속 145km 속구가 바깥쪽 높게 형성돼 제구가 아쉬웠다.
4회도 실투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첫 타자 키붐에게 체인지업을 맞은 뒤 로블레스를 속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나 9번 타자 테일러에게 중월 2점 홈런을 맞았다. 1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시속 127km 체인지업이 가운데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다. 앞서 테일러는 류현진에게 12타수 2삼진에 그쳐 있어 더 아쉬움이 남았다. 4회까지 79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포로 2 대 4로 추격한 5회도 반등하지 못했다. 첫 타자 카스트로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았다. 이날만 카스트로에 3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후 카브레라에 우월 2루타를 맞고 5번째 실점했다. 이후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토마스 해치에게 넘겼다.